출판사 리뷰
* 제31회 분카무라 뒤마고 문학상 수상
* 제53회 고단샤 그림책상 수상“이 문학상을 받기에 더없이 어울리는 작품이 바로 이 그림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소설가 에쿠니 가오리 심사평 가운데
‘뒤마고 문학상’에 대하여레 뒤 마고(Les Deux Magots)는 프랑스 생제르맹에 위치한 카페로 19세기 말에 문을 열었으며, 한때 파리의 문학가와 지성인의 만남 장소로 명성을 얻었다. 보부아르와 사르트르, 카뮈와 헤밍웨이 그리고 조이스, 브레히트, 볼드윈, 생텍쥐페리, 피카소 등의 화가들도 이곳을 자주 찾았다.
이 카페는 1933년부터 '레 뒤마고 문학상'을 제정, 정통 콩쿠르 상에 대항하여 매년 신선하고 독창성 풍부한 프랑스 소설에 이 상을 수여하고 있다.
이 정신을 일본 기업 도큐분카무라(東急文化村)가 계승하여 1990년부터 ‘분카무라 뒤마고 문학상’을 제정하였으며, 1년 임기의 심사 위원 한 사람을 위촉하여 작품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2021년 제31회 1인 심사 위원인 소설가 에쿠니 가오리는 이 상에 더없이 어울리는 작품이라며 그림책으로는 처음으로 『바닷가 아틀리에』를 뽑았다.
뒤마고 문학상 심사평미술관에서 그림을 볼 때, 거기에서 풍부한 이야기를 느낄 수 있다고 해도 그걸 문학이라고는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림책은? 그림책은 말할 것도 없이 문학이다. 문장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다. 그림책에 있어서는 그림이 말이기 때문이다. 호리카와 리마코 씨의 『바닷가 아틀리에』를 읽으면 바로 알 수 있다. 한 장 한 장 모든 그림이 얼마나 섬세하고, 조용한지, 더욱이 생생하게, 많은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지를.- 소설가 에쿠니 가오리
작가의 실제 체험을 바탕으로 하여 ‘자신이 자신이라는 것의 소중함과 당연함’을
나직하게 들려주는 그림책.마음이 아파 학교를 쉬고 있던 소녀가 다시 느긋하게 마음을 열 수 있었던 보물 같은 나날이 아름다운 그림과 어우러져 마치 단편 영화 한 편을 감상하는 듯하다. 책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시원하게 펼쳐지는 그림은 바다가 보이는 아틀리에에서 화가와 함께 보냈던 소녀의 여름이 어땠는지를 섬세하게 알려 준다. 이 그림책은 이제는 할머니가 된 소녀의 그때 그 시간을 회고하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화가 아줌마는 아이를 아이 취급하지 않는, 하나의 대등한 인간으로 대우하는 어른이었다. 두 사람은 나란히 서 있거나 마주 보고 있거나 할 뿐 딱 달라붙어 있지 않다. 유일하게 달라붙어 있을 때는 아이 발에 물감이 붙어 움직일 수 없게 되어 아이를 안아서 욕실로 데려다줄 때다. 즉, 곤란할 때만 손을 내밀어 주는 어른이다. 가만히 지켜볼 뿐 걱정하지 않는 화가 아줌마와의 자연스럽고도 적당한 거리감은 아이의 마음을 차츰 열게 하고, 아이는 조금씩 치유되어 간다.
그때 그 천장 높은 아틀리에의 창에선 바닷바람이 밤낮없이 드나들었다. 이름 모를 요리, 식사 후 조용한 독서 시간, 아침에 하는 이상한 체조. 밥을 먹고, 집안일을 하고, 낮잠을 자고, 그러다 그림을 그리고, 고양이와 놀고, 바다에 가고, 또 다시 그림을 그리고, 미술관에도 가 보고. 떠나기 전날 함께 준비했던 둘만의 근사한 파티……. 느릿느릿 흘러가는 그 여름의 일상은 당시 아이였던 할머니의 삶을 잔잔하게 흔들어 놓았다. 적당한 거리와 방임 그리고 유쾌한 착상을 공유했던 시간들. 화가 아줌마와의 생활은 모든 것이 신선했고, 자유로웠으며, 느긋했다. 그 흐름을 따라 아이의 마음도 차츰 열리던 둘이서 보낸 일주일은 읽는 이에게도 너무도 많은 생각할 거리를 안겨 준다.
인생의 시작 무렵에 만난 소중한 사람, 잊고 싶지 않은 소중한 기억이 있다면, 아이들 곁에 이런 어른이 있다면, 얼마나 든든할까? 생각만 해도 가슴으로 시원한 바람 한 줄기가 지나는 것만 같다.

할머니 방 벽에는 여자아이 그림이 걸려 있어.
오래된 그림인데, 시원스러운 눈이 똑바로 앞을 바라보고 있어.
“할머니 이 아이, 누구예요?” 하고 물어봤지.
그랬더니 할머니가 “이 아이는 할머니야.” 이러지 뭐야. 깜짝 놀랐어.
“할머니였구나. 어디선가 만난 적 있는 아이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딱 너만 할 때였구나.” “누가 그렸어요?”
“저 그림을 그린 사람 얘기, 해 줄까?” “네.”
할머니는 어릴 적 특별한 추억을 나에게 들려주었어.
“그러는 사이 먼바다와 하늘이 점점 붉게 물들기 시작했어.
‘앗!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하면서 저녁 식사를 차려 주었어.
그제야 나는 휴 안도의 숨을 내쉬었지.”
“그렇겠네요. 배가 아주 고팠겠어요.”
“그렇게 해서 밥을 먹기 시작했는데
식탁 위에는 이름을 알 수 없는 요리들뿐인 거야.
화가 아줌마는 ‘당연하지. 전부 내가 생각해서 만든 요리니까’라고 했어.
식사 전에는 둘이서 짠, 하고 잔을 부딪쳤어. 수박 향이 나는 물로 말이야.
‘바닷가 아틀리에에 온 걸 환영합니다.’ 화가 아줌마가 말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