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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우물에 개구리가
미래엔아이세움 | 4-7세 | 2023.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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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오랫동안 버려져 있던 깊고 깊은 우물 바닥에 개구리 한 마리가 살았다. 개구리는 우물 밖으로 다른 세상이 존재한다는 건 상상도 하지 못한 채 아늑하고 행복한 생활을 이어 갔다. 그러던 어느 아침, 지나가던 거북이 얼굴을 쓱 내밀며 말을 걸어왔다. 눈에 보이는 우물 속 세상이 세계의 전부인 줄 알았던 개구리는 멀리 바다에서 온 거북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모두 거짓 같기만 하다.

저 얼토당토않은 말들을 확인하러 나갈 것인가, 이대로 나의 세계에 머물 것인가. 눈앞에 뚝 던져진 일생일대의 의문 앞에서 개구리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장자의 우화 ‘우물 안 개구리’를 우아한 필치의 대화글로 세심히 그려 낸 모던 클래식 그림책이다. 작품 속 중요한 메시지를 시각화한 그림의 아름다움이 특히 돋보이며, 우리의 눈 끝이 세상의 끝이 아님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출판사 리뷰

오랜 시간 버려져 있던 우물 바닥에 개구리 한 마리가 살았습니다. 우물 위로 난 구멍을 통해 개구리는 하늘을 보고, 달을 보고, 지나가는 새들의 날갯짓을 봤습니다. 개구리는 이 작은 세계의 여왕으로서 하루하루가 행복하고 안락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우물 입구 쪽으로 누군가 쓱 얼굴을 내밀더니 불쑥 인사를 건넵니다. “안에 누구 있나요?”

바다거북과 우물 안 개구리의
세상 어리둥절한 티키타카

개구리에게 말을 건 목소리의 주인공은 이제 막 바다로 다시 나가려던 바다거북이었습니다. 점잖게 인사를 주고받은 것도 잠시, 평생을 우물 바닥에서 살아온 개구리와 평생을 바다에서 살아온 바다거북의 대화 사이에는 물음표가 계속 생겨날 뿐이었죠. 직접 내려와 우물이 얼마나 살기 좋은지 확인해 보라는 개구리의 말에 거북은 흔쾌히 다리를 뻗지만, 우물 입구가 너무 좁아 아무리 몸을 쥐어짜봐도 들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거북은 거북대로 개구리는 개구리대로 서로의 세계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채 어안이 벙벙한 대화가 우물 위아래를 오갑니다. 점점 놀라는가 싶더니 어쩐지 화가 나 버린 개구리가 먼저 홱 돌아서면서 대화는 그렇게 끝이 나는 듯했습니다.

세밀하게 완벽했던 우물을 내디디고
다시 만난 세계

개구리 만 마리를 첩첩이 쌓은 것보다 더 깊다는 바다, 반짝거리는 별빛 아래 수천 마리의 물고기와 조개들 틈에서 거북이 헤엄을 친다는 바다.
눈에 보이는 우물 속 세상이 세계의 전부인 줄 알았던 개구리는 거북이 묘사한 바다 이야기가 모두 거짓말 같기만 합니다. 저놈의 거북은 왜 이런 얼토당토않은 소리를 늘어놓아서는 괜히 혼란하게만 만드는 건지. 개구리는 우물 가장 구석진 곳으로 퐁당 뛰어 들어가 생각에 잠겨 듭니다. 작은 이파리 하나하나까지 세밀하게 장악했을 자기만의 공간에서, 누구보다도 확신에 차 있던 개구리의 세계관이 미세하게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완전한 나의 세계에 남을 것인가, 분홍빛 연한 발을 내디뎌 나아갈 것인가. 개구리가 어떤 선택을
했는지는 마지막까지 가 봐야 알 수 있게 됩니다. 반전일 수도 있는 결말에 다다르면 독자들은 결심의 순간을 다시 확인하기 위해 책장을 거슬러 올라가 살피게도 되지요. 무심코 지나쳤던 장면이 사실은 개구리가 그저 우물 안을 이리저리 뛰어다닌 것이 아니라, 그 깊디깊은 우물을 딛고 나서는 중이었다는 것이 새삼 발견되는 순간이겠습니다.

점잖은데 웃기고, 엉뚱한데 반짝이는 우화 속 지혜
판화지 위에 촘촘히 펼쳐 놓은 수채화의 아름다움

《깊은 우물에 개구리가》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은 그림입니다. 개구리의 세계는 습한 우물 바닥의 냄새까지 담아낸 듯한 진초록의 향연으로 더욱 완벽해졌으며, 주인공의 연한 발에서 착안하여 극대화한 듯한 진분홍의 포인트들은 그림의 입체성을 높이면서 우리의 눈을 사로잡지요. 양면으로 가득펼쳐지는 그림, 원형과 사각형의 대조, 세로 4분할 구성, 긴 우물을 포함하거나 생략한 리버스 앵글숏 등의 화면 연출을 통해 작품 속 주요 키워드인 ‘시각’과 ‘시야’를 직관적으로 때로는 비유적으로 표현한 점도 눈여겨봐야 할 부분입니다.
《깊은 우물에 개구리가》는 동양의 대표 사상가 장자의 ‘우물 안 개구리’ 우화를 바탕으로 각색된 그림책입니다. 한편으로는 우리가 속담이나 고사로 일상에서 흔히 쓰는 표현이지만 실제로 이 이야기를 읽다 보면 그동안 이런 분위기의 그림책을 만나기가 참 쉽지 않았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됩니다. 말 그대로 모던 클래식이라 부를 만한 《깊은 우물에 개구리가》가 더욱 반가운 이유이기도 합니다. 혼자서 여러 번 소리 내어 읽기에도 좋고, 담고 있는 메시지가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키기에 여럿이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기에도 좋은 그림책입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실뱅 알지알
프랑스의 라디오 작가이자 다큐멘터리 제작자이며 음악학자이다. 다양한 전통과 문화, 그리고 그 속에서 비롯된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인도, 누벨칼레도니, 중국 등 세계 각국의 이야기를 수집하고 각색하며 세계 문학의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야기라는 과거의 보물들이 살아 숨 쉬게 하고자 노력하는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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