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오늘날 셰프라는 직업을 향한 대중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텔레비전 화면과 소셜 미디어 속에서 그들이 빚어내는 화려한 요리를 보고 있노라면, 그들의 인생 또한 그 접시의 색채만큼이나 찬란함으로 가득할 것이라 짐작하기 쉽다. 특히 미식의 심장부인 뉴욕 맨해튼에서 두 곳이나 미쉐린 스타 매장을 운영하는 셰프라면 그 성공의 가도는 더욱 탄탄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을 것이다.
『레쥬메, 셰프의 자격』은 뉴욕에서 한식의 유행을 주도하는 심성철 셰프가 현재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감내해야 했던 고된 시간과 피땀 어린 사투의 현장을 정직하게 담아낸 책이다. 단순히 요리의 비결을 전수하는 지침서가 아니다. 26세의 나이에 영어 한마디 못 한 채 무모하게 태평양을 건너, 20여 년간 칼날 위를 걷듯 치열하게 살아온 한 인간의 성장 서사이자 생존의 기록이다. 저자는 종이 위의 이력을 화려하게 꾸미기보다 매일의 시간 속에 땀과 눈물로 꾹꾹 눌러 쓴 기록만이 결코 자신을 배신하지 않는 최고의 레쥬메가 된다는 진리를 몸소 증명해 보인다.
지금 진로의 갈림길에서 방황하며 자신의 이력서에 새겨진 공백과 실패를 두려워하는 청춘들이 있다면, 혹은 익숙함에 젖어 처음 불 앞에 섰던 날의 뜨거운 심장 소리를 잊어버린 전문가들이 있다면 이 책의 문장들을 가만히 마주해 보시길 권한다. 당신이 지금 견디고 있는 그 고된 시간은 결코 헛된 멈춤이 아니며, 남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정직하게 채워가는 그 시간이야말로 당신을 세상에 단 하나뿐인 빛나는 존재로 완성할 가장 단단한 재료가 되어줄 것이다.
출판사 리뷰
종이 위가 아닌 시간 속에 쓴 기록: 레쥬메, 셰프의 자격
한국의 작은 주방에서 설거지로 시작해 뉴욕 맨해튼의 마천루 사이에서 미쉐린 스타를 거머쥐기까지, 심성철 셰프가 걸어온 20여 년의 세월은 단순한 성공 신화라기보다 ‘요리’라는 날카로운 칼날 위를 묵묵히 걸어온 치열한 생존 기록이자 숭고한 성장 서사이다. 저자는 우리가 흔히 ‘이력서’라 부르는 ‘레쥬메’라는 형식을 빌려와, 세상이 주목하는 화려한 경력 이면에 감춰진 땀방울과 뼈아픈 실패, 그리고 그 모든 고난의 시간을 견뎌낸 ‘태도’가 어떻게 한 사람의 인생을 비로소 완성하는지를 바로 이 책 『레쥬메, 세프의 자격』을 통해 생생하게 증명하고 있다.
저자의 여정은 26세라는 결코 빠르지 않은 나이에 영어 한마디 못 하는 무모함을 안고 뉴욕행 비행기에 몸을 실으면서 시작된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세계 최고의 요리학교 CIA 입학 허가서를 받아내기까지 그가 치러낸 고군분투는, 성공의 첫 번째 조건이 정교한 실력 이전에 자신의 내면에서 울리는 심장의 북소리를 따르는 용기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언어의 장벽과 냉혹한 타국의 환경 속에서도 그를 버티게 한 것은 요리를 향한 순수한 열정, 그리고 한국이 아닌 세계의 중심 뉴욕에서 일하겠다는 원대한 포부였다. 르 버나딘, 고든 램지, 퍼 세 등 뉴욕 최고의 주방을 거치며 저자는 단순히 화려한 기술을 익히는 단계를 넘어 주방을 이끄는 리더십과 사람을 향한 환대의 본질을 깨달았다. 주방 안의 열기에 갇혀 있을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오너 셰프라는 이름으로 주방 밖을 나서서야 비로소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저자는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잘하는 것, 즉 ‘한국적인 것’을 뉴욕이라는 프리즘에 투과시켜 독보적인 콘셉트의 레스토랑들을 탄생시켰다. 꼬치 요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코치(Kochi)’의 직선적인 매력과 대중적인 김밥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마리(Mari)’의 곡선미는 미쉐린 가이드의 극찬을 이끌어내며 그를 별의 반열에 올렸으나, 저자는 정점의 순간에도 익숙함에 안주하기를 단호히 거부한다. 화로와 구이를 향한 새로운 사투를 시작하고 <흑백요리사>와 같은 무대에서 도전을 이어가는 과정은, 결과보다 과정 속에서 얻는 성취의 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우며 한 예술가가 작품을 완성해가는 여정과 결을 같이한다.
이제 120여 명의 팀원을 이끄는 리더가 된 그는 자신의 레쥬메를 채우는 단계를 넘어 타인의 잠재력을 읽어내는 위치에 서 있다. 그가 면접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화려한 수식어가 아닌 ‘태도’와 ‘공백’이다. 수많은 ‘데드 플레이트(실패한 접시)’를 치워본 경험이 있는 사람, 즉 실패를 딛고 다시 일어선 흔적이 있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셰프의 자격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완벽한 사람보다 망가져 본 적 있는 사람을 더 믿는다”라는 그의 말은 이 책을 관통하는 가장 강렬한 메시지이자, 각자의 분야에서 자신만의 레쥬메를 써 내려가는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헌사이다.
맛은 단지 혀로 느끼는 감각이 아니라 기억과 경험, 그리고 직관이 결합된 결과물이라는 저자의 통찰은 독자의 마음속에 깊은 온기를 남긴다. 한국의 정(情)을 뉴욕 한복판에서 진정성이라는 가치로 치환해낸 그의 감각은 우리가 잃어버렸던 본질이 무엇인지 일깨워준다. 결국 진정한 레쥬메는 종이 위에 잉크로 기록되는 것이 아니라, 매일의 시간 속에 땀과 눈물로 꾹꾹 눌러 쓰는 성실함 속에서 비로소 완성된다. 자신만의 박동 소리를 잃어버린 채 방황하는 청춘들과 익숙함에 젖어 열정을 잃어버린 전문가들에게, 이 책은 인생이라는 긴 레이스를 완주하게 할 가장 뜨겁고도 정직한 레시피가 되어줄 것이다.
‘이걸 놓치면 내 평생 땅을 치고 후회할 거다!’
학비, 생활비 같은 현실적인 문제는 눈앞에서 싹 사라졌다. CIA에 가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의 열정이 얼마나 무모했는지 웃음이 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열정을 무모하다고 치부하고 계산부터 했다면? 결과는 너무 뻔했을 것이다.
“말도 안 되는 일이야.”
그게 바로 나에게 돌아왔을 답이었다. 요리 공부를 하겠다며 호텔조리학과에 진학한다고 했을 때도 그랬다.
“말도 안 되는 일이야.”
고향인 전라도에서 경기도로 대학을 가는 것만으로도 그런 반응이 돌아왔다. 그런데 미국 유학? 남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안 봐도 뻔했다. 이유 불문, 절대 반대! 하지만 나는 내 심장의 박동 소리를 믿었다.
나는 유학을 떠나기 전, 부모님께 학비만 지원해달라고 약속했었다. 그 약속은 나에게 마치 계약서의 조항 같은 것이었고, 그 조건을 지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부모님의 도움 없이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 죽을 만큼 가난했지만, 패기 하나로 버텨냈다. 솔직히 말하면, 패기라고 하기에도 부족했다. 그건 마지막 오기에 가까웠다. 부서질 것 같은 몸과 마음을 억지로 붙들고 버티던 시간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 시간을 견뎌낸 나 자신이 기특하기도 하지만, 나와 같은 길을 걷는 수많은 청년이 떠오른다. 뉴욕 어딘가에서, 혹은 이 세상의 어딘가에서, 꿈을 위해 고군분투하며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아가는 청년들. 그들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조금만 더 힘내라고.
퍼 세에서 너무나 많은 것을 배웠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가장 큰 깨달음은, 좋은 식당이란 주방 팀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홀을 담당하는 매니저들의 역할은 주방만큼이나 중요했다. 그들은 요리와 고객 사이를 이어주는 다리였고, 그들의 세심한 서비스는 요리를 예술로 완성시켰다. 또 한 가지, 퍼 세만의 특별한 점은 매일 메뉴가 바뀐다는 것이다. 주방의 모든 일이 끝나고, 청소가 마무리되는 밤 12시. 셰프들은 메뉴 미팅을 위해 모였다. 파트별로 어떤 메뉴를 낼지 치열한 논의가 시작됐다. 재료가 중복되어서는 안 됐다. 예를 들어, 고기 파트에서 당근을 사용하면 생선 파트에서는 당근을 쓸 수 없었다. 첫 번째 코스에 사용된 재료는 다음 코스에 다시 나올 수 없었고, 동시에 모든 메뉴는 각각의 독창성과 연결성을 유지해야 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심성철
뉴욕에서 한식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확장하는 오너 셰프이자 외식 사업가.그에게 요리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자신을 증명하는 하나의 언어이자 삶을 관통하는 질문이다.심성철 셰프는 광주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조리사의 길을 시작했다. 보다 넓은 세계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시험하고자 그는 뉴욕으로 향했고, 그 선택은 그의 인생을 완전히 바꾸는 전환점이 되었다.낯선 도시 뉴욕에서 그는 수많은 주방을 거치며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왔다. 언어도, 문화도, 기준도 다른 환경 속에서 반복된 선택과 실패, 그리고 다시 시작하는 용기를 통해 ‘셰프’라는 이름의 무게를 스스로 견뎌냈다. 화려한 접시 위에 올려진 한 점의 요리 뒤에는, 보이지 않는 시간과 태도, 그리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집요함이 있다는 것을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심성철 셰프의 요리는 한국의 전통에서 출발하지만, 그 경계에 머무르지 않는다. 익숙한 재료를 낯설게 풀어내고, 서로 다른 문화의 결을 자연스럽게 엮어내며, 한 접시 안에 ‘지금, 여기’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완벽한 레시피가 아니라, 그 요리를 만들어내는 사람의 태도와 진심이다.『레쥬메, 셰프의 자격』은 단순한 이력서가 아니다. 어떤 자격을 갖추어야 셰프가 되는가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해, 결국 ‘어떤 태도로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로 나아간다. 타인의 기준이 아닌 스스로의 기준을 만들어가는 과정, 그리고 끝내 자신의 이름으로 삶을 증명해가는 여정이 담겨 있다. 그는 오늘도 주방이라는 가장 치열한 공간에서 스스로에게 묻는다.“나는 과연, 셰프의 자격이 있는가.”[주요 경력]•안산공과대학교 호텔조리학과 (1999년 입학)•2006년 Culinary Institute of America 졸업•Le Bernardin, Per Se, Bouley, Gordon Ramsay NYC, Aureole, Waldorf Astoria 등 세계적인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에서 경력•Kochi 오픈 (2019) - 한국식 꼬치 중심의 테이스팅 레스토랑으로 미쉐린 1스타•Mari 오픈 (2021) - 한식 핸드롤 테이스팅 컨셉으로 미쉐린 1스타•GUI Steakhouse 오픈 (2025) - 한국식 뉴욕 스타일 코리안 스테이크하우스, 미쉐린 추천•HWARO 런칭 2025. 10 - 파인 셰프 테이블뉴욕에서 한식 파인다이닝 및 오픈파이어 기반 레스토랑 운영
목차
002 코리안 셰프 인 뉴욕
016 추천사
020 프롤로그 - 레쥬메는 종이 위가 아니라 시간 속에 쓴다
RESUME 1 무모한 열정
035 처음으로 내 심장이 뛰는 소리를 들었다
041 서울 말고 뉴욕에서 일하자
052 손끝 발끝으로 꾹꾹 눌러쓴 나의 레쥬메
062 누구도 날 대신해 싸워주지 않는다
075 열정과 냉정 사이
RESUME 2 셰프에서 오너 셰프로
097 주방을 벗어난 후에야 알게 된 것
107 잘 알고 있는 것, 잘하는 것을 하자
117 코치의 직선, 마리의 곡선
135 마리와 코치, 미쉐린의 별이 되다
144 셰프는 요리로 말한다
153 환대, 요리의 또 다른 이름
RESUME 3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시간
165 화로와 구이를 향한 고군분투
176 익숙함을 버리는 시간
185 기다림도 실력이다
195 상상했던 순간이 현실이 될 때
206 요리의 맛, 인생의 멋
218 흑백요리사, 또 한 번의 도전
RESUME 4 뉴욕에서 함께 일할 셰프를 찾습니다
229 세상에서 가장 한식이 핫한 곳, 뉴욕
246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
260 레시피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277 뉴욕에서 셰프로 살아남기
292 불 앞의 요리, 빛 뒤의 이야기
304 레시피는 기본, 창의성이 진짜 무기다
314 에필로그 - 나의 레쥬메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328 레스토랑을 오픈한다는 것
356 부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