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춘천에서 활동하고 있는 정현우 시인이 시선시화집 『김유정역』을 펴냈다. 이번 시선시화집은 화가이자 시인, 음악 에세이스트인 정현우가 김유정 소설가에게 바치는 일종의 문학적 헌사이다. 정현우 시인이 오랜 시간 체류했던 강원도 실레마을과 ‘김유정역’이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구성된 이번 시선시화집은 정현우 특유의 문학적 상상력과 감성을 시와 그림, 캘리그래피로 결합한 독특한 형식으로 독자들에게 새로운 감각의 문학적 경험을 제공한다.
출판사 리뷰
문학의 역(驛)에서 잃어버린 사람들의 안부를 묻다
― 정현우 시선시화집 『김유정역』 출간
- 시와 그림, 그리고 기억과 그리움이 교차하는 ‘문학적 역(驛)’에서의 사유
- 가난과 방랑의 미학을 담은 61편의 기록
춘천에서 활동하고 있는 정현우 시인이 시선시화집 『김유정역』을 펴냈다. 이번 시선시화집은 화가이자 시인, 음악 에세이스트인 정현우가 김유정 소설가에게 바치는 일종의 문학적 헌사이다.
정현우 시인이 오랜 시간 체류했던 강원도 실레마을과 ‘김유정역’이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구성된 이번 시선시화집은 정현우 특유의 문학적 상상력과 감성을 시와 그림, 캘리그래피로 결합한 독특한 형식으로 독자들에게 새로운 감각의 문학적 경험을 제공한다.
정현우 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셀 수 없이 많다. 자유인, 보헤미안, 집시, 아나키스트, 노마드, 화가, 시인, 디제이(DJ), 가수, 이방인, 경계인, 장돌뱅이, 몽상가… 물론 이 모든 단어를 합쳐도 그를 제대로 설명하지는 못한다. 한 마디로 그의 정체성을 설명하는 것은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다. 어느 한 곳에 정착할 수 없는, 어느 한 곳에 매일 수 없는, 자발적 빈자(貧者)를 선택한 그는 구름과도 같은 사람이고 어쩌면 영원한 문학과 예술의 난민일지 모른다.
어느 한 곳에 머물기를 거부하는 정현우에게 실레마을과 김유정역이라는 공간은 어떻게 특별한 장소가 된 것일까? 그는 왜 이번 시선시화집을 묶은 것일까? 이런 질문에 대해 정현우 시인은 <시인의 말>을 통해 이렇게 설명한다.
“30대를 김유정의 고향인 실레마을에 살았다. 동네 사람들도 김유정을 잘 모를 때였다. 김유정의 자취라곤 금병의숙 야학 터에 있는 김유정 기적비가 유일했다. 김유정은 살아서도 죽어서도 불쌍했다.
내가 실레마을을 떠난 후인 2002년 김유정 생가가 복원되었고 2004년엔 신남역이 김유정역으로 개명됐다. 인명을 역명으로 한 건 대한민국 철도 사상 최초다. 기념관이 생긴 것도 기뻤지만 ‘김유정역’으로의 개명은 더 기뻤다. 사람들이 떠나고 돌아오고 만나는 역은 그 어떤 공간보다 문학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언젠가 ‘김유정역’이라는 이름으로 시집을 내리라 생각했었다.
‘김유정역’ 연작 20여 편과 그동안 냈던 시집과 산문집에 실렸던 시들 중 기억에 남는 시들을 골랐다. 물론 새로 쓴 시도 몇 편 있다. 이름하여 시선시화집이다. 시선시화집 ‘김유정역’은 김유정이라는 고귀한 영혼을 위해 드는 경배(敬桮)다.”
이 책을 편집한 달아실의 박제영 편집장은 이렇게 얘기한다.
“이 책은 단순히 읽는 시집이 아니라, 기차를 기다리는 간이역 대합실의 공기를 소장하는 경험을 줍니다. 정현우 시인의 투박하면서도 따뜻한 그림과 시구는 속도전이 된 현대인의 삶에 ‘아름다운 연착’이라는 위로를 건넵니다. 지나간 기차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당신의 슬픔을 문신처럼 새깁니다.”
우리는 모두 어딘가로 가기 위해 서두르지만, 정작 도착해야 할 곳이 어디인지 잃어버린 채 살아간다.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천적을 피해 사막으로, 혹은 산막으로 숨어들어야 했던 시인은 묻는다. “어디로 가야 지워진 기억을 복원할 수 있을까”. 정현우 시인의 시선시화집 『김유정역』은 바로 그 지워진 기억과 잃어버린 서정을 복원하는 간이역이다.
시인은 30대의 한 시절을 김유정의 고향 실레마을에서 보냈다. 이름조차 희미해진 요절한 천재를 위해 “깡소주를 마시며” 경배를 들고, “8시를 기억하지 않기 위해” 떠나는 기차를 바라보며 시를 썼다. 그의 문장 속에는 “가난은 공소시효 없는 죄”가 되고,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말은 공허한 개소리가 된다. 대신 그 자리를 채우는 것은 “꽃이 밥처럼 보일 때까지” 굶어보는 절실함과, “비 그치면 접어버린 사람들”에 대한 뒤늦은 미안함이다.
이 책은 김유정이라는 고귀한 영혼을 향한 연서이자, 동시에 길 위에서 길을 잃은 모든 유목민을 위한 망명 수첩이다. 시인이 직접 그린 투박한 그림들은 “오랜 슬픔도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듯 우리 마음의 빈칸을 채운다. 이제 서둘러 걸음을 멈추고 이 역에 머물러보길 권한다. 그리움 따윈 몇 칸씩 건너뛰며, 마침내 “온정신이 고만 아찔해지는” 그 찰나의 순간을 만나게 될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정현우
강원도 양구에서 태어났다. 1995년 <풀잎> 동인 시집에 「눈 내리는 식탁」 외 6편의 시를 발표하며 글을 쓰기 시작했다. 2004년 시화집 『새들은 죄가 없다』를 필두로 인문교양서 『대마초는 죄가 없다』, 그림 산문집 『그리움 따윈 건너 뛰겠습니다』, 『누군가 나를 지울 때』, 『물병자리 몽상가』, 음악 에세이집 『춘천 라디오』, 그림엽서집 『꽃과 밥』, 시집 『초승달발톱꼬리왈라비』까지 모두 8권의 책을 냈다.1997년 <겨울 강 건너기>전을 시작으로 2021년 <토템의 재인식>전까지 21회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2013년 <제1회 평창비엔날레>를 비롯한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2014년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동화 일러스트 <도깨비랑 수수께끼 내기>가 수록됐다.
목차
시인의 말
김유정역 ― 개동백꽃|11월|김유정역 ― 경배敬杯|거리 악사|김유정역 ― 기억|나방|김유정역 ― 기차는 8시에 떠나네|두엄|김유정역 ― 김유정 문인비|별|김유정역 ― 로드 맥컨|붉은점모시나비|김유정역 ― 망명|빈집|김유정역 ― 소낙비|산으로 간 낙타|김유정역 ― 시간여행|소래포구|김유정역 ― 식민지를 살았다면|소문|김유정역 ― 연착|시를 필사하는 혁명가|김유정역 ― 유정 북카페|실낙원|김유정역 ― 첫사랑|어느 무정부주의자의 고백|김유정역 ― 청춘|오월의 나무처럼|김유정역 ― 청춘열차|오픈카|가난|김유정역 ― 대륙행 기차|개소리|김유정역 ― 동백꽃|과대망상|김유정역 ― 아버지의 악기|꽃과 밥|김유정역 ― 유정 생각|노베리아|김유정역 ― 황사|눈 내리는 식탁|우는 江|망명 수첩|유목의 피|아버지의 별|이별의 오에스티|안개혁명|인공댐 속으로 수몰된 내 유년의 완행버스|올훼의 땅에서|일몰|우기|크눌프|우산|하루살이|이별|행진|접힌 우산|황사黃砂|첫사랑|화음 ― 양구읍 평남전파사 1997|후배의 오징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