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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꼽 빠진 황제 이미지

배꼽 빠진 황제
봄개울 | 4-7세 | 2021.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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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그림책봄 14권. 크고 힘센 나라의 황제 이야기답게 이 책은 커다란 판형에 컬러풀한 그림으로 채워져 있다. 동양의 어떤 나라 같기도 하고 서양의 어떤 나라 같기도 한, 웅장하고 화려한 황제의 궁궐이 배경이다. 얼마나 큰 궁궐인지는 인물과 궁궐이 함께 배치된 장면에서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출판사 리뷰

■ 사진 찍기에 빠진 황제
옛날에 아주 크고 힘센 나라의 황제가 있었어요. 황제는 매주마다 작은 나라의 왕들에게 선물을 받았어요. 그러던 어느 날, 보잘것없는 작은 나라의 왕이 다리가 셋 달린 신기한 상자를 선물로 가져왔어요. "찰칵!" 별거 아닌 줄 알았던 이 상자는 바로 사진기였어요. 자기 사진을 본 황제는 만사를 제쳐 두고 사진만 찍어 댔어요. 셀카 찍기에 빠진 철부지 황제 이야기를 만나 보아요.

■ 무능한 정치인을 풍자한 가상의 역사 이야기
이 책은 마치 옛날에 실제로 일어났을 법한 역사적인 이야기를 기록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실제 역사 이야기가 아니라 사실처럼 느껴지도록 설정한 가상의 역사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는 힘이 세고 큰 나라의 황제가 주변 작은 나라의 왕들에게 일주일에 한 번씩 선물을 받는 데서 시작합니다. 황제의 궁전은 선물로 받은 온갖 희귀한 동물과 귀한 보물로 넘쳐납니다. 반면 작은 나라들은 황제에게 선물을 바치기 위해 창고까지 샅샅이 뒤져야 하는 난처한 상황이었지요. 이것만 봐도 당시 황제가 지배하는 큰 나라가 얼마나 작은 나라들 위에 군림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황제는 보잘것없는 나라로부터 세 발 달린 사진기를 선물로 받습니다. 사진기가 무엇인지 몰랐던 황제는 처음에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별거 아닌 물건을 가져왔다며 작은 나라의 왕에게 화를 냈지요. 그런데 며칠 후에 황제에게 소포가 도착합니다. 소포를 뜯은 황제는 깜짝 놀랍니다. 그 속에는 세 발 달린 사진기에 찍힌 자기 사진이 들어 있었거든요.
사진에 찍힌 자기 모습이 너무나 멋져 보였던 황제는 그때부터 셀카 찍는 재미에 빠지고 맙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밤에 잠들 때까지 잠시도 사진기를 손에서 놓지 않아요. 심지어 중요한 나랏일을 논의하는 자리에서도 황제는 자기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었죠. 사진이 자신을 돋보이고 존경스럽게 만들어 줄 거라고 믿었던 거예요. 그래서 커다란 사진 퍼즐 초상화까지 만들어 걸게 됩니다.
자, 황제가 중요한 일은 외면한 채 사진 찍기에만 빠졌으니, 나랏일은 어떻게 되겠어요? 당연히 여러 정책이 제대로 시행될 리 없고, 국민들도 편히 살 수 없겠지요? 불만이 가득 차오른 국민들은 나라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 황제를 벌주기 위해 궁궐로 쳐들어옵니다. 그 순간까지도 사진 찍기에 빠져 있던, 무능한 황제는 국민들에 의해 황제의 자리에서 쫓겨나고 맙니다.
그 결과 사진을 그렇게 열심히 찍어 댔던 황제의 사진은 흐릿하게 찍힌 엉덩이 사진 딱 한 장밖에는 남아 있는 않게 되었습니다. 셀카 찍기의 황제였지만, 정작 얼굴 사진 한 장 제대로 전해지지 않는 불행한 황제가 된 것이지요. 작가는 이런 아이러니한 상황을 통해, 무능한 지도자를 '배꼽 빠진 황제'라고 비웃으며 비판하고 있습니다.

■ 눈앞의 재미에 빠진 현대인에 대한 경고
큰 나라의 황제는 셀카 찍는 재미에 빠져 중요한 나랏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습니다. 이처럼 눈앞의 재미있는 일에 빠져 정작 중요한 일을 놓친 사람이 단지 배꼽 빠진 황제뿐일까요? 우리도 텔레비전에 빠져, 컴퓨터 게임에 빠져, 유튜브 시청에 빠져, 꼭 해야 하는 자기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경험이 있지 않나요? 그래서 사진 찍기 놀이에 빠져 자리에서 쫓겨나는 황제를 마음껏 비난하지 못하고 씁쓸하게 비웃고 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때문에 옛이야기처럼 보이는 이 책은 신문명이 주는 신기하고 현란한 재미에 빠져 소중한 것을 놓치는 우리 현대인에 대한 경고 같기도 합니다. '배꼽 빠진 황제'처럼 바보같이 행동하지 말라고 얘기해 주는 것이지요. 재미있는 일에만 빠져 지내다 보면, 중요한 일을 놓치기도 하지만 다가오는 위험도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주변 환경에 눈과 귀를 닫고, 오로지 당장 눈앞의 재미에만 흠뻑 취해 살기 때문이지요.
당장 즐겁고 재미난 일에만 몰입하는 건 철부지 어린아이 같은 태도입니다. 성숙한 사람이라면 하고 싶어도 참으며 절제하는 마음이 필요하답니다. 이 이야기는 철부지 같은 황제를 반면교사로 삼아 성숙한 삶의 자세를 갖도록 도와줍니다.

■ 다양한 내용을 품은 그림
이번 책은 여러 조각의 퍼즐을 맞춘 것 같은 표지 그림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표지만 보더라도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궁금증이 생깁니다.
크고 힘센 나라의 황제 이야기답게 이 책은 커다란 판형에 컬러풀한 그림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동양의 어떤 나라 같기도 하고 서양의 어떤 나라 같기도 한, 웅장하고 화려한 황제의 궁궐이 배경입니다. 얼마나 큰 궁궐인지는 인물과 궁궐이 함께 배치된 장면에서 규모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또 작품에 그려진 여러 소품과 가구는 어떤가요? 황제의 침실에는 엔틱한 고급 가구가 놓여 있습니다. 황제의 의자가 놓인 방에는 커다란 백곰 양탄자가 깔려 있고요. 황제를 쫓아다니는 신하들은 황제의 명령이라면 꼼짝 못하고 뭐든 행하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황제의 셀카를 돕기 위해 달밤에 거울을 들어 주기도 하고, 전쟁 장면을 사진에 담기 위해 토마토 잼을 바르고 죽은 척 연기하기도 하니까요. 이런 여러 모습에서 황제의 힘이 얼마나 센지, 얼마나 큰 권력을 지녔는지 느낄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황제의 힘을 상징하는 여러 설정들이 그림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이런 큰 권력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황제는 특이하게도 아이처럼 작고 왜소합니다. 아마도 작가는 이런 자그마한 체구를 통해, 어린아이 같은 황제의 유치한 철부지 성격을 표현한 것 같습니다. 마치 장난감처럼 사진기를 손에서 놓지 못하고 집착하는 철 없는 모습에 어울리도록 말입니다.
이 작품에서 황제를 둘러싼 여러 인물들의 표정도 관심 있게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황제의 셀카 찍기가 심해질수록 황제의 가족을 비롯한 신하, 그리고 나라의 관리들은 얼굴 표정에는 짜증과 불만이 차오릅니다. 주변 인물들의 불만스런 표정을 통해, 앞으로 닥칠 국민들의 폭동을 미리 예고해 주는 것이지요.
알록달록한 그림 속에 많은 위트와 유머를 숨겨 놓은 <배꼽 빠진 황제>. 그림까지 꼼꼼히 살펴보며, 그 속에 숨은 상징적인 의미를 새겨 보기 바랍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질 바움
프랑스 대학교에서 수학을 공부했습니다. 알자스 지방에서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일하면서 어린이책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2013년에 <나는 악어를 입양했어요>를 발표하면서 처음 작가가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 출간된 작품으로는 <할아버지의 시간이 지워져요>, <책으로 전쟁을 멈춘 남작>, <안녕, 판다!>, <자전거 타는 날>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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