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가로세로 69mm 크기의 112쪽 병풍책(accordion book)이다. 마지막 쪽에서부터 둘둘 말면 두루마리(scroll)가 되기도 한다. 가름끈은 길어서 갈피를 엮을 수도 있으며, 책을 칭칭 감아서 고정하기도 한다. 동글동글하고 울긋불긋한 무당벌레를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짓고, 그림을 그리고, 엮어서 남다르게 만들었다. 무당벌레 등에 있는 점을 헤아리며 수를 알고 익힐 수도 있다. 다양한 성격이나 성향을 알 수도 있다. 사회적 지위, 권력, 힘 따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상상할 수도 있다.
출판사 리뷰
『나는 왕이로소이다』는 이야기책입니다. 가로세로 69mm 크기의 112쪽 병풍책(accordion book)입니다. 마지막 쪽에서부터 둘둘 말면 두루마리(scroll)가 되기도 합니다. 가름끈은 길어서 갈피를 엮을 수도 있으며, 책을 칭칭 감아서 고정하기도 합니다. 동글동글하고 울긋불긋한 무당벌레를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짓고, 그림을 그리고, 엮어서 남다르게 만든 책입니다. 무당벌레 등에 있는 점을 헤아리며 수를 알고 익힐 수도 있습니다. 다양한 성격이나 성향을 알 수도 있습니다. 사회적 지위, 권력, 힘 따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상상할 수도 있습니다. 이야기책이라고 아이들에게만 맞추지 않았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보고 즐길 수 있게 이러저러한 우리 옛 것을 따라 해서 여러모로 새롭게 하고자 했습니다. 천구백이십삼년 순문학 동인지 『백조(白潮)』 삼호에 발표된 홍사용(洪思容)의 시 제목을 따라 했습니다. 한글의 아름다움이 온전하게 드러나도록 옛 세로쓰기를 따라 했습니다. 또한 글자로 그린 그림인 ‘문자도’를 따라 해서 알파벳과 기호로 무당벌레를 그렸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은 문자와 기호를 새롭게 경험하게 합니다. 크기와 모양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판 인쇄물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을 따라 했습니다. 여러 페이지가 길게 이어지고 펼쳐지는 책입니다. 둘둘 말아서 볼 수도 있고, 병풍처럼 착착 접어서 볼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형태나 장치들은 책을 읽는 것뿐만 아니라 여러 재미난 활동도 가능하게 합니다. 자연적이고 친화적인 재료를 사용해 하나하나 손수 자르고, 접고, 이어 붙여서 만들었습니다. 크기는 작지만 변화무쌍해서 다양한 활동도 가능합니다. 남다르게 책을 수집하고 소장하는 데 부합하기도 합니다. 손수 만들다보니 책을 완성하는 데 시간이 필요해서 주문하고 조금은 기다려야 책을 받아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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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사년에 태어난 딸아이가 걷고 말하기 시작하면서 이야기꾼이 되었습니다. 세상 모든 것이 궁금한 아이와 세상을 다시 알아가는 아빠 사이에서 짓거나 꾸민 이야기도, 전래되는 이야기도, 책에 담긴 이야기도, 소문이나 그 어떠한 이야기도 수없이 꽃을 피웠습니다. 주저리주저리, 이야기들은 시간을 따라 흘러가거나 남아서 맴돌았습니다. 맴도는 이야기들은 주저리주저리, 정황만 있습니다만, 매번 눈이 동그래집니다. 변화무쌍합니다. 권선징악을 강조하는 감동 따윈 없습니다만, 그 이야기들은 씨앗과 같아서 언제라도 어디서라도 싹을 틔우고 꽃을 피웁니다. 그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자고 오랜 시간 생각이 심심했습니다. 이 이야기책이 내일의 독자에게 재미있을까, 쓸모가 있을까 따위까지 걱정하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내일의 결과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라 온갖 상상이 난무하지만, 옛 것은 이미 결과가 소상하니 적절한 우리 옛 것을 찾고, 알고, 따라 하면 좋을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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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글동글하고 울긋불긋한 무당벌레를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짓고, 그림을 그리고, 엮어서 남다르게 이야기책을 만들었습니다. 무당벌레 등에 있는 점을 헤아리며 수를 알고 익힐 수도 있습니다. 다양한 성격이나 성향을 알 수도 있습니다. 사회적 지위, 권력, 힘 따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상상할 수도 있습니다. 이야기책이라고 아이들에게만 맞추지 않았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보고 즐길 수 있게 이러저러한 우리 옛 것을 따라 해서 여러모로 새롭게 하고자 했습니다.
무당벌레는 몸길이 칠 밀리미터 정도의 작은 반구형 곤충입니다. 등이 노란색, 주황색, 검은색 등 매우 다양하며 광택이 납니다. 여기에 점무늬가 있는데 변이가 심해서 그 수도 다양합니다. 점무늬가 없는 무당벌레도 있습니다. 딱지날개가 있고 그 안에 실제 비행에 사용하는 날개가 있습니다. 들이나 산의 진딧물이 있는 곳이면 어디서나 서식하며, 봄부터 늦가을까지 성충을 볼 수 있습니다. 성충은 크게 무리를 이루어 풀과 낙엽 밑, 건물 안 등 특정한 장소로 이동해 겨울을 지냅니다. 위태로워지면 고약한 노란색 액체를 내뿜어 모면합니다. 울긋불긋한 몸색에 점무늬가 있는 것이 무당의 화려한 복색과 닮아서 ‘무당벌레’라고 불렀으리라 추정합니다. 영어로는 레이디 버그(lady bug)인데 병충해에 속수무책인 농사꾼들이 성모마리아에게 기도했을 때 무당벌레가 나타나 해로운 벌레들을 잡아먹었다는 이야기가 전해 옵니다. 작고 귀여운 데다 고마운 곤충이어서 세계 수많은 이야기의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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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왕이로소이다’는 천구백이십삼년 순문학 동인지 『백조(白潮)』 삼호에 발표된 홍사용(洪思容)의 시 제목이기도 합니다. 그의 낭만적이고 감상적인 경향을 대표하는 시입니다. 이 책의 이야기와도 여러모로 어울리는 데가 있어서 그대로 따라 했습니다.
홍사용은 천구백년에 경기도 용인에서 출생했습니다. 백조파로 활동했으며 『백조』, 『개벽』, 『동명』, 『여시』, 『불교』, 『삼천리』, 『매일신보』 등에 많은 시, 희곡, 소설을 발표했습니다. 천구백사십칠년에 작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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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의 아름다움이 온전하게 드러나도록 옛 세로쓰기를 따라 했습니다. 또한 글자로 그린 그림인 「?문자도」?를 따라 해서 알파벳과 기호로 무당벌레를 그렸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은 문자와 기호를 새롭게 경험하게 합니다. 한글 서체는 ‘에스엠 견출명조’를, 영문 서체는 ‘가라몬드(garamond)’를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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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와 모양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판 인쇄물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을 따라 했습니다. 여러 페이지가 길게 이어지고 펼쳐지는 책입니다. 가로세로 육십구 밀리미터 크기로, 총 길이는 팔 미터 정도이며, 착착 접는 경우 백십이 쪽입니다. 병풍처럼 착착 접어서 볼 수도 있고, 둘둘 말아서 볼 수도 있습니다. 맨 마지막 쪽 접힌 부분을 둥글게 펴면 원기둥이 생기는데 여기서부터 둘둘 말면 두루마리가 됩니다. 유난히 긴 가름끈은 책장이 서로 엮이도록 갈피를 칭칭 감기도 하고, 책갈피가 되기도 합니다. 착착 접은 책이나 둘둘 만 책을 칭칭 감아서 고정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형태나 장치들은 책을 읽는 것뿐만 아니라 여러 재미난 활동도 가능하게 합니다.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은 대한민국 국보 백이십육호로 신라 경덕왕 십년(칠백오십일년)에 경주 불국사를 중창하면서 석가탑을 세울 때 봉안된 것입니다. 천구백육십육년 시월에 석가탑을 해체하는 중에 발견되었습니다. 비단보에 싸여져 있던 이 경전은 닥종이를 이어 붙여 만든 두루마리로 폭 칠 센티미터 정도, 길이 육 미터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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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적이고 친화적인 재료를 사용해 하나하나 손수 자르고, 접고, 이어 붙여서 이야기책을 만들었습니다. 크기는 작지만 변화무쌍해서 다양한 활동도 가능합니다. 남다르게 책을 수집하고 소장하는 데 부합하기도 합니다. 종이는 ‘팬시 크라프트’를 사용했습니다. 옷이나 음식을 포장하는 데 주로 사용되는 질긴 종이로, 한쪽은 한지와 같이 섬유질이 부드럽게 드러나는데 다른 쪽은 무당벌레 등처럼 매끈합니다. 둘둘 마는 책으로도, 착착 접는 책으로도 다양하게 활동하는 데 적합한 종이입니다. 칭칭 감거나 면면을 가르거나 엮는 끈은 ‘삼베실’을 사용했습니다. 자연에서 얻은 순 식물성 재료로 만들어진 실로 항균성, 항독성, 방충성, 흡습성, 보온성, 탈취 기능 등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질기고 강합니다.
나뭇잎 사이로 쉬엄쉬엄 따사로운 햇살이 내려앉는 곳에 자그마한 바위가 있어요. 청솔모가 잠시 쉬어 가는 곳이고, 벌과 나비가 찾아와서 노래하는 곳이에요. 사나운 짐승들도, 분주한 사람들도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지나치는 그런 곳이에요. 새 소리, 물 소리, 바람 소리가 잔잔해요. 풀 냄새, 나무 냄새, 흙 냄새, 물 냄새 들이 향기롭게 흘러요. 평화로운 시간도 함께 흘러요. 너무나도 평화로워서 금방이라도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아요.
무당벌레 한 마리가 거드름을 피우며 바위에 내려앉았어요.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왕이 왔다고 떠들어요. 모두 와서 보라고, 등에 점이 하나 있다고, 큰 소리로 떠들어요. 등에 점이 하나 있는 것은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왕이라는 증거라네요. 모두 들으라고 자꾸만 더 크게 떠들어요. 목소리는 타고났나 봐요. 따사로운 햇살 아래서 낮은목소리로 노래하던 무당벌레 한 마리가 황급히 몸을 숨겼어요.
“이런 세상에, 점이 하나 있는 무당벌레가 있다니.”
동그란 등이 반짝반짝 빛나요. 정말, 점이 하나 있네요. 어찌나 거드름을 피우는지 배가 자꾸 불뚝해져요. 등에 점이 하나 있는 게 얼마나 뿌듯한지 몰라요. 왕이니까요. 휘리릭, 바람이 지나가면서 황금빛 나뭇잎 하나를 떨어뜨려요. 폭신폭신한 것이 왕에게 딱, 어울리는 황금 방석이에요. 근사하네요. 왕은 그 위에 올라앉았어요. 따사로운 햇살이 내려앉아 반짝반짝 빛나요. 자리가 더욱 화려해져요. 이곳이야말로 왕이 머물 자리예요. 왕은 정말, 목소리가 커요. 거기 아무도 없느냐고, 여기 왕이 왔다고, 자꾸 떠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