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첨단의 시대에도 사람들을 사로잡는 스토리의 테마는 수천 년 전과 비슷하다. 바로 폭력과 범죄, 살인에 관한 이야기다. 여전히 사람들은 폭력과 범죄, 살인 사건 스토리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미스터리 영화와 스릴러 소설, 공포 드라마에 열광하며 그것을 소비하는 중이다. 사실, 이러한 소재들은 수천 년 전부터 인류에게 전해져 내려오는 스토리의 주요 테마일 뿐이다. 수많은 신화나 전설에 폭력과 범죄, 살인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전해지고 있다.
이토록 케케묵은 이야기들이 외피만 달라진 채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소비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폭력의 잔혹성은 수위가 높아지고, 범죄의 바탕인 돈은 천문학적으로 액수가 불어났으며, 살인의 피해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을 뿐. 사람들이 아직도 이러한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 그 이유는 이러한 이야기들이 현실성이 높으며, 나와 가까운 이야기라 생각하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그 어떤 이야기보다 범죄와 살인에 관한 스토리야말로 내게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이야기이며. 나도 그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람들 속에 내재된 깊은 불안과 심연의 공포가 이러한 스토리를 소비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출판사 리뷰
완전 범죄를 꿈꾼 살인자. 그의 희생양이 된 피해자의 마지막 반격.
세상과 사회는 급변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긍정적인 방향이든 부정적인 방향이든.
로봇과 인공지능은 이미 인간들을 소외시킨 채 스스로가 발전에 가속을 붙여 질주하고 있으며. 그들의 꽁무니를 쫓는 인간은 호기롭게 ‘자아 계발’의 바다로 뛰어들었으나. ‘자아’는 사라지고 ‘계발’의 파도에 휩쓸려 허우적거리고 있는 듯 보입니다. 그러다 때때로 들이치는 ‘첨단’과 ‘혁신’이라는 폭풍에 휩쓸려 점점 더 자신의 이상과 목표를 잃고 표류하는 중인지 모릅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한 점은 이러한 첨단의 시대에도 사람들을 사로잡는 스토리의 테마는 수천 년 전과 비슷하다는 점입니다. 바로 폭력과 범죄, 살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여전히 사람들은 폭력과 범죄, 살인 사건 스토리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스터리 영화와 스릴러 소설, 공포 드라마에 열광하며 그것을 소비하는 중입니다.
사실, 이러한 소재들은 수천 년 전부터 인류에게 전해져 내려오는 스토리의 주요 테마일 뿐입니다. 수많은 신화나 전설에 폭력과 범죄, 살인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토록 케케묵은 이야기들이 외피만 달라진 채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소비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폭력의 잔혹성은 수위가 높아지고, 범죄의 바탕인 돈은 천문학적으로 액수가 불어났으며, 살인의 피해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을 뿐. 사람들이 아직도 이러한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 그 이유는 이러한 이야기들이 현실성이 높으며, 나와 가까운 이야기라 생각하기 때문은 아닐까 싶습니다. 그 어떤 이야기보다 범죄와 살인에 관한 스토리야말로 내게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이야기이며. 나도 그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람들 속에 내재된 깊은 불안과 심연의 공포가 이러한 스토리를 소비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것을 뒷받침해 주는 자료가 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의 범죄 발생 건수는 1년에 대략 150만 건이었다고 합니다. 지금 이 숫자를 본 여러분은 자신의 눈을 의심할지도 모르겠으나 이것은 실제 통계 자료입니다. 매년 대한민국의 범죄 발생 건수는 150만 건 내외라고 하니. 이것을 365일로 나누어 보면 매일같이 하루 4000여 건의 범죄가 발생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우리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공포와 불안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것이며, 작가 역시 독자 여러분께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게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우리는 과연 수없이 일어나는 이 범죄들을 피할 수 있을 것인가.
-우리는 매일같이 일어나는 이 흉악한 범죄들로부터 얼마나 안전하게 지내고 있는가.
-만약 우리가 범죄를 피하지 못한 채 범죄와 맞닥뜨렸다면, 피해는 얼마나 빨리 구제되고, 처벌은 얼마나 빠르고 정당하게 이루어지며, 우리는 얼마나 빨리 이전의 생활로 복귀할 수 있을까.
여러분은 이 질문에 어떻게 답하시겠습니까.
전작인 ‘투명 인간 살인 사건’에서 작가는 사회의 베이스라인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그의 우려는 1년이 지난 지금에도 유효한 듯합니다. 심지어 우리 사회의 안전망을 지키는 베이스라인은 더 후퇴하고 더 희미해진 듯 보입니다.
혹자는 그 이유를 이렇게 생각할지 모릅니다. 법을 감정하고 판단하고 범죄를 단죄해야 할 사람들이 책임을 방기했기 때문이라고. 사회 구성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도록 책임과 의무를 부여받은 사람들이 자신의 책무를 저버렸기 때문이라고. 자신의 판결 하나하나가 사회의 베이스라인을 결정하고 그 한계를 규정짓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을 결정하는 사람들이 그 사실을 외면했기 때문이라고.
그러나 작가는 사회의 베이스라인은 막강한 권력 기관이 그어주는 선으로 결정된다는 생각을 이제는 버려야 할 때라고 말합니다.
민주주의 사회라는 것은 결국, 시민 개개인이 주인인 사회이기 때문이며.
범죄의 피해자는 권력 기관이나 특정인이 아닌, 보통의 평범한 하루를 살아가는 우리가 될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권력 기관을 종용하는 것 외에 우리에게 닥친 문제는 우리가 해결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스스로가 서로 손에 손을 엮어 사회의 베이스라인을 지키는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범죄를 감시하고, 이웃이 당한 범죄 피해에 관심을 가지며, 나를 덮쳐오는 범죄에 저항하고 항거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이것은 어찌 보면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일과도 같습니다. 우리가 피해자로서 이름 없이 스러지는 것이 아니라 내 권리를 침해하는 이들에게 저항해야 합니다.
노원 작가가 이번 소설에서 끊임없이 말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인간의 의지. 피해자의 의지. 죽은 자의 의지.
-나를 위해, 이웃을 위해, 우리가 우리 사회의 베이스라인을 지켜야 한다고.
왜냐하면 그다음 타깃은 우리가 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범죄자들은 끊임없이 그다음 피해자를 찾아 헤매고 있으며. 이웃의 다음은 내 차례일지 모릅니다. 작년의 150만 건의 범죄는 피했으나 올해 일어날 150만여 건의 범죄 피해자는 내가 될지 모르며. 그렇기에 우리는 범죄에 대해 더 많은 관심과 경계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그것을 위해 작가 역시 더욱 범죄에 대한 탐구를 열심히 해 나갈 것이며, 매번 다른 소설로 여러분의 곁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설마... 아니겠지. 내가 그 트릭을 이야기했을 리 없어. 완전 범죄의 트릭을 남에게 알려 주다니... 그런 실수를 저지르지는 않았어... 이건 전부 그 트릭과는 관계없는 사건일 뿐...... .”
그러나 입 밖으로 튀어나온 혼잣말은 뒷부분이 힘없이 스러졌다. 애나 교수는 자신을 괴롭히고 있는 의혹이 사실일 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에 휩싸였다. 거무스름한 이마와 살집 없는 얼굴이 구겨진 종이 마냥 일그러진 채. 그녀는 왼손으로는 모니터 옆에 놓인 돋보기안경을 집어 들고, 오른손으로는 메모지로 쓰는 스프링 노트를 당겨 빈 페이지를 펼쳤다.
과연 이 픽셔들 속에 자신의 의심을 뒷받침할 만한 -자신이 절대 저질러서는 안 되는 실수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확인해 줄 만한- 사건이 숨어 있을 것인가. 아니면 모든 의혹이 그녀의 착각이나 기우였음을 알려 줄 평범한 사건들만 있을 것인가.
그녀의 주름진 손이 긴장과 두려움으로 덜덜 떨리고 있었다.
***
“큰일 났군. 그 트릭이 맞는 것 같아. 내가 실수한 거야.”
결국 그 한마디가 입에서 흘러나왔다. 그녀는 목을 앞으로 푹 꺾고 고개를 수그렸다. 책상에 팔꿈치를 대고 깍지 낀 손으로 이마를 꾹꾹 눌러 충격을 가라앉히려 애썼다. 후우. 또 한 번 지옥에서 올라온 안개인 양 답답하고 어두운 숨결을 내뱉은 애나 교수는 괴롭게 일그러진 얼굴을 숙이고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
“내가 그것을 말하고 만 거야. 그날 밤, 그 트릭을... 완전 범죄가 될 만한 방법을 누군가에게 말하고 말았어.”
한숨을 내쉰 그녀는 답답한 가슴을 오른손으로 움켜잡았다. 셔츠가 구겨짐과 동시에 그녀의 머릿속에 일그러진 밤의 기억이 떠올랐다. 바로 보름여 전에 있었던 저녁 모임이었다. 도대체 그날 자신은 누구에게 그 트릭을 알려 주었단 말인가.
***
“그러니까 이런 시대에 완전 범죄는 하나뿐이에요. 처음부터 살인을 은폐하는 것. 살인 사건이 일어난 걸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뿐이죠. 하지만 그런 경우는 없다고 단언하겠어요. 실제 현실에서 벌어진 사건은 차치하고라도, 내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작품만 봐도 그래요. 난 학생들이 캐스터가 된 이후 범죄 관련 픽셔를 잘 쓸 수 있도록 범죄 소설을 써 보는 것을 과제로 내고 있는데. 조금 전, 토리노 씨는 열심히 생각해 본다면 완전 범죄의 트릭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씀하셨지만.” 그녀는 말끔한 인상의 이웃 남자를 힐끗 쳐다봤다.
“내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마치 내게 도전이라도 하듯 정교한 트릭을 만들어 내려 애를 써요. 그러나 내가 대학에서 교편을 잡은 이래, 지난 6년간 학생들의 도전은 실패했고 올해도 실패할 것이며 앞으로도 전부 실패할 거예요. 아마 내가 지금까지 들어 본 이야기 중 완전 범죄를 인정한 건 오직 하나뿐일 거예요. 그건 정말 나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완벽한 방법인 듯했죠.”
...... !
휴. 횡격막에서부터 올라온 깊은 한숨이 보라색 입술 밖으로 터져 나왔다. 그것은 실로 이상한 경험이었다. 손이 눈보다 빠르다던가, 발이 머리보다 빠르다던가, 하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말이 생각보다 빠르다니. 지금 생각해도, 자신의 입에서 나온 마지막 말은 의식하고 내뱉은 게 아니라 무의식에서 떠올라 머리가 인지하기도 전에 입 밖으로 튀어나온 것이었다.
- 1부 완전 범죄 트릭
그런데 다음 순간. 그들의 죽은 육신이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그것은 죽음을 앞둔 애나 교수의 머릿속이 활활 타올랐기 때문이었다. 범인에게 질 수 없다는 생각이, 이대로 얌전히 죽임을 당할 수만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직접 학생들에게 말하지 않았던가.
죽은 자의 의지. 살해당하는 자의 의지. 시체가 되어 백골로 발견되더라도... 그 의지를 보여야 해.
아무리 악랄한 악의에 굴복해 죽음을 맞이하더라도. 죽어가는 사람의 의지는 남길 수 있다. 그것을 누군가 알아보지 않을까.
최후의 순간.
애나 교수는 필사적으로 움직였다. 눈을 감은 채로 주검들과 함께 몸을 움직였다. 흐려지는 의식을 붙들고 범인에게 최후의 반격을 시도했다. 그녀의 의지가 죽음을 압도했다.
***
그다음 그녀는, 일그러진 목소리에서 추리해 낸 범인에게 최후의 일격을 먹이기로 했다. 오른손으로 가시를 찾아 쥐었다. 납작하게 짓눌려 움직일 수 없었지만, 몸통의 높이만큼은 손을 움직일 수 있었다. 그녀는 손을 더듬어 가시를 찾아 쥐고는 그대로 등산복 윗도리 안으로 집어넣었다. 자신의 오른쪽 옆구리에 흔적을 남기기 시작하는데. 납작하게 깔린 틈 속에서도 손을 움직여 나갔다. 글자를 다 쓰기도 전에 의식을 잃을 듯했으나, 필사적으로 꺼져가는 의식을 붙들고, 다잉 메시지를 완성했다.
- 2부 살인
그사이 존스는 다급하게 눈을 움직였다. 사고사라면 장례식이 빨리 치러질 것이었다. 그들이 통합소로 돌아가기 전에 시신의 머리카락 한 올, 손톱 하나까지 전부 찍어 놓아야 했다. 그는 픽셔 전용 카메라를 눈에 끼고 죽은 이를 위에서 아래로 훑어가며 촬영했다. 냄새도 역하고 구더기가 끓기 시작했지만. 그는 눈을 똑바로 뜨고 있었다. 이런 것쯤이야 자신이 당한 모욕에 비하면 얼마든지 견딜 수 있었다. 그의 카메라가 애나 소장의 얼굴과 목, 가슴을 지나 허리춤에 이르렀을 때였다. 주먹을 쥐고 있던 사체의 오른손에 작은 뭔가가 삐져나온 게 눈에 띄었다. 그는 쭈그리고 앉아 눈을 낮춰 들이댔다. 뾰족한 가시였다.
“손에 뭔가를 쥐고 있는데요. 가시 같은 걸.”
“아, 건드리지 마십시오. 소장님이 쓰러져 있던 주변에 가시덤불이 있었습니다. 아마 가시에 찔린 듯합니다. 통합소로 모시고 가 자세히 살펴볼 예정입니다.”
“이건 꼭 가시를 쥐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요. 보통 추락할 땐 손을 펴지 않나요?가시덤불 위에 떨어졌다 해도 손바닥에 가시가 박혔다면 손을 펴고 있었다는 건데. 손바닥에 가시가 박힌 상태에서 나중에 주먹을 쥐었다는 게 더욱 이상하죠. 박힌 가시를 빼려 했다면 더더욱 손을 벌려야 했을 테니까. 이건 일부러 가시를 꼭 쥔 것 같은데요?”
“와. 역시 존스 톤 씨네요. 저는 그런 건 생각도 못 했는데.”
타쿤의 감탄을 듣는 둥 마는 둥, 존슨의 갈색 눈은 매처럼 빛났다. 그는 시신의 갈비뼈 아래와 엉덩이 위쪽 옆구리를 더욱 열심히 살폈다. 등산복 셔츠가 조금 부자연스럽게 바지 안으로 쑤셔 넣어져 있는 듯했다. 그는 직원들이 말리기 전에 재빨리 셔츠 자락을 집어 위로 들어 올렸다.
“앗.”, “만지시면 안 됩니다.” 두 직원이 깜짝 놀라 외쳤다. 그러나 이미 카메라에는 수상한 흔적이 찍힌 후였다. 생기 없는 죽은 살갗에 뭔가를 새긴 듯 피가 맺힌 흔적이 드러났다.
“이건 무슨 글씨 같은데요?”
황급히 외친 존스는 손으로 그것을 가리키며 한 자 한 자, 글자를 읽어갔다.
“검은 백조. 뉴, 윈, 무, 운?”
순간 머리칼이 쭈뼛 섰다. 온몸에 전율이 끼쳤다. 목덜미에 돋은 소름이 눈 깜짝할 새 손끝까지 타고 흘렀다. 존스는 긴급히 카메라로 글씨 부분을 클로즈업해 찍었다.
- 3부 사건 발생
작가 소개
지은이 : 노원
‘노원’은 불특정 다수를 나타내는 영어 구절에서 따온 필명이다. 이것은 창작의 세계에서 작품의 내용보다 유명세라는 이름의 힘이 작용하는 것을 경계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작가는 이름 대신 자신의 작품이 세상에 꼭 필요한 이야기로 남기를 바란다. 그 소망과 책임을 다하기 위해 언제나 창작에 매진하고 있다. 작품으로는 단행본 소설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삐뚤어진 나라의 미스터리’, ‘산 59-17번지 알토 맨션’, ‘휴먼 체인지’와 시리즈 소설 ‘어릿광대 저택의 살인 사건’, ‘트윈 풀 호텔의 살인 사건’, ‘투명 인간 살인 사건’이 있다.
목차
-1부: 완전 범죄 트릭
-2부: 살인
-3부: 사건 발생
-4부: 사건 조사
-5부: 리벤지 매치
-6부: 장례식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