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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적 발자취
한솜미디어(띠앗) | 부모님 | 2026.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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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옛날이여!
1960년대는 남성의 평균 수명이 52세라고 했다. 30여 년이 흐른 1990년대의 남성의 평균 수명은 73세로 20세가 늘어났다. 나는 1948년생으로 78세다. 언제인가 백세시대라는 말이 나왔다. 20년 전만 해도 말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시대는 칠순은 기본이고 8~90세는 보통이다.

그러나 종신은 부지불식간에 스리슬쩍 다가온다. 기저 질환이 있는 늙은이 수명은 장담할 수가 없다. 지난날 나의 허랑방탕한 무지렁이 삶을 주제로 일대기를 쓰는 이유다. 노망난 늙은이 주책이다. 적절한 핑계를 찾다가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에 일단 시작을 한다.

이 시대 언어는 외래어가 많이 섞여 있었다. 신문 방송도일반인 대화도 어린 학생도 예외가 아니다. 요상한 줄임말도 일상화가 되었다. 시대 변화에 언어도 변하나 보다. 세종대왕님이 어찌 한탄하지 않겠는가? 내가 어영부영 늙어서야 체험하는 이 시대의 실상은 격세지감이다.

나는 어린아이 시절에 국어보다는 서당에서 한문자를 먼저 배웠다. 천자문을 쓰고 복창으로 암기를 했다. 나의 일대기는 사자성어가 자주 등장한다. 아차! 손가락 키보드 연주에 사자성어 뜻을 대령하는 이 시대의 해결사를 깜빡했다. 천자문을 좀 배웠다고 망발을 했지 싶다.

- 본문 <글을 쓰며>에서

<파노라마 인생>

희수를 넘기면서부터 내가 보는 이 시대의 놀라운 사회상은 헤아릴 수도 없다. 그중에서 세계인들이 열광하는 케이 팝 아티스트가 압권이다. 무슨 돌이 날뛰자 세계의 청춘들이 몰려들어 난리블루스다. 맛보기만 한 것도 아니다. 2000년대 초반에 화끈한 풍조가 됐다.
그 뜨거운 풍조의 영향인가? 허벅지 노출로는 부족해 탯줄이 잘린 부위를 천하에 공개하며 날뛰는 패거리도 등장했다. 당연히 기다렸다는 듯 세계 곳곳에서 남녀 불문하고 다함께 방방 뛰며 열풍을 일으켰다. 이 시대는 날만 새면 듣도 보도 못한 새로운 게 나타난다.
케이 팝의 출현과 그 반응은 천지개벽 수준이다. 하지만 고령 노인, 아니 구세대의 늙다리 눈에는 신내림 받은 무당이 굿판에서 날뛰는 모양이나 진배없다. 초고속 변화 속도는 세대 차이 극복이 정말 어려웠다. 하물며 시대 차이 막전 막후는 뭐가 나올지 지레짐작도 못 하겠다.
이 시대의 팝 가수는 불쾌할 것이다. 하지만 신내림 굿은 나의 어린시절 거의 60여 년 이전에 있었다. 전 세계가 케이 팝 아티스트에 아우성이다. 하지만 60년쯤 전이면 제정신이 아닌 미치광이란 혹평이 나올 수도 있겠다. 지난 시대의 굿판 상황을 알면 화낼 일도 아니다.
“날씨도 추운데 예약 시간보다 일찍 오셨네요! 역시 맏사위는 시간 개념이 칼이네요! 곧 할머니를 모셔올 겁니다. 이쪽 테이블에 앉으시죠!”
“아이고! 선생님! 나는 맏사위가 아니라 아들이라고 말했잖아요?”
“여기 직원 모두 입원 할머니가 딸 넷에 사위가 넷이라고 안다니까요! 맏사위 내외는 벌써 몇 년째를 꼬박꼬박 면회를 오셨잖아요?”
“제가 벌써 78세고요! 올해 추석 다음날 어머님이 백수가 됩니다. 처음 상면할 당시 장모님 42세 저는 20세로 이제 부모 세대는 아들딸 구분이 필요 없습니다! 100세나 78세나 고령이니 어머니가 더 자연스럽죠!”
“그래도 처가와 시댁은 집안이 서로 다르지 않나요?”
“사실은 처가와 저의 부모 세대는 모두 승천하시고 유일하게 홀로 계시니 저희 세대의 어머니 대표랍니다! 처가는 2남 4녀가 있고 저는 5남 1녀 중의 장남인데 윗세대 어른은 한 분도 없어 내게는 장모가 어머니죠!”
“1914년의 1차 세계 대전과 1939년 2차 세계 대전이라는 전쟁의 시대 이후로 사실 성씨 문중 개념은 탈색이 시작됐습니다. 시대가 빠르게 변화할수록 1촌에서 8촌까지의 촌수 호칭 가계표, 가계도 또 족보는 명맥만 남을 겁니다. 3차 대전 이후가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머나! 3차 세계 대전이라니요? 무시무시한 농담을 하시네요!”
장모님이 요양원에 입원한 것이 엊그제 같다. 어느새 10년의 세월이 흘러갔다. 2026년 100세 생신을 맞는다. 양가 부모 세대는 모두 세상을 떠났다. 1926년생 장모만 남았다. 광란 시대를 도합 25년 겪었다. 당시 1,2차 세계 대전은 자그마한 한반도까지 광풍으로 휩쓸었다.
미혼 여성들이 전쟁터로 끌려갔다. 묻지 마 조혼만이 유일한 대처 방안이었다. 하지만 불똥은 남편(나의 장인)에게 튀었고 징용으로 일본에 끌려갔다. 손수건으로 연거푸 눈물을 찍어내면서 당신의 힘겨웠던 과거사를 들려줬다. 홀로 자녀를 양육한 억척스런 어머니시다.
그 광란의 시대에 의식주도 변변치 못한 환경을 이겨낸 여장부를 어찌 어머니로 존경하지 않을 수 있는가? 나는 18세에 고향집의 어머니를 떠났다. 당연히 부모 세대 삶의 환경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백세에 기억력이 좋은 장모는 나의 집안 내력을 대충 알고 있었다.
나의 부모 세대 삶이 처가 세대보다는 조금 괜찮은 편이었다. 하지만 그 시대의 삶은 어디서나 오십보백보다. 말단벼슬을 하다가 서당 훈장을 했다는 할아버지와 그 서당을 물려받은 큰아버지도 훈장이다. 나는 어려서 할아버지 옆에 앉아 서당 학동들의 수업을 지켜봤다.
다섯 살 때부터 큰아버지 앞에 앉아 학동들과 천자문을 복창했다. 나는 할아버지와 큰아버지 서당 제자(?)다. 당시 부모님은 가정 형편이 좋지 않았다. 어린 나를 종갓집 큰댁 할머니에게 맡겼다. 그 덕분에(?) 어린시절은 한문 서당과 초등학교 공부를 연거푸 할 수가 있었다.
나의 외할아버지 본적은 북한의 평양이었다. 1~2차 세계 전쟁 이전에 중국과 교역하는 평양의 거상이었다. 외할머니는 신의주 태생이다. 그 시대에는 집성촌이 많았다. 하지만 당사자는 장거리의 혼인이다. 딸 형제와 아들을 두었다. 거래 지역은 넓었다. 압록강, 두만강 유역이다.
그 둘째 딸인 나의 모친은 그 시대의 학생이다. 그러나 인간의 세상사는 한 치 앞을 모르는 불가사의다. 제2차 세계 대전이 발발했다. 큰 장사꾼은 시류를 어느 정도 읽어 냈다. 상황 흐름의 주판알 튕기는 일가견이 있었던 거상이다. 중일 전쟁 초기에 앞날을 예측해 중국 거래처를 바꾸었다. 피란처까지 예상한 새로운 거래처가 남쪽 조선이었다.
외할아버지는 재빨리 사업을 정리해 월남 이주에 나섰다. 과거 남쪽 거래처 외에는 아무런 연고가 없었다. 불교 신자집안의 거상은 오대산 월정사를 목표로 월정거리라는 동네에 정착했다. 그 부근에는 일가친척의 일부도 남하했다. 그때까지는 나의 외할아버지가 아니다.
- <이하 생략> -




  작가 소개

지은이 : 전관석
· 국법일보 영업담당 부사장 (www.igbnews.com)· 빛나는 대한민국연대 인천본부 운영위원 (www.parfus.net)· 부패방지연맹 민원조사위원장 (www.ngotv.net)· 전국소년소녀가장돕기 인천연합 운영위원 (www.sos1004.or.kr)· K I 건설주식회사 (전)대표이사· 저서로는 <버스 오디세이>가 있다.

  목차

글을 쓰며/ 4

제1부/삶과 고뇌의 길

파노라마 인생/ 11
혼돈의 카오스/ 18
한반도의 분단/ 25
종교와 철학/ 30
깨진 간장독/ 37
관점이 다르다/ 42
넌 누구냐/ 47
서당 훈장의 영향/ 51
양반 가문 보첩/ 58
꿈보다 해몽/ 62
기존 코스 이탈/ 68
철부지의 가출/ 73
반골 기질/ 78
특수 훈련 조교/ 86
우연과 필연/ 91
불원천리/ 99

제2부/사회를 위하여

거룩한 희생/ 109
사회 초년생/ 116
전입신고/ 123
튀기 두목/ 130
한줌의 흙/ 138
맏이 노릇/ 144
바지시장/ 151
관례 관행/ 158
엑스트라의 망발/ 167
오지랖/ 176
늙다리의 푸념/ 185

글을 마치며/ 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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