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무대 위 배우가 눈물을 흘릴 때, 객석의 관객은 왜 숨을 죽일까?” 연극의 완성은 관객의 ‘뇌’에서 일어난다. 세계적인 연극학자 브루스 매코너키가 인지과학의 렌즈로 분석한 최초의 관객 이론이다. 연극학의 패러다임을 바꾼 지적 지평을 처음 한국어로 소개한다.
출판사 리뷰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연극의 과학
“관객은 어떻게 연극에 몰입하고 감동하며 무대와 연결될까?”
왜 어떤 공연은 관객을 단숨에 사로잡고, 어떤 공연은 관객을 지루하게 만들까? 지금까지는 이를 ‘예술적 직관’이나 ‘영감’이라는 모호한 단어로 설명해 왔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 브루스 매코너키는 전혀 다른 접근법을 제시한다. 바로 인간의 ‘인지 메커니즘’이다.
이 책은 거울 신경세포(Mirror Neurons), 개념적 혼합(Conceptual Blending), 진화심리학 등 현대 인지과학의 성과를 연극 이론에 본격 도입하고 있다. 저자는 관객이 객석에 앉아 무대를 바라보는 순간부터 극장을 나설 때까지, 그들의 뇌와 신체에서 일어나는 복잡하고 생생한 반응들을 과학적이면서도 연극적인 언어로 정밀하게 추적한다.
연극학과 인지과학의 혁신적 융합
단순한 미학적·비평적 접근을 넘어, 인간이 공연을 ‘인지하는 방식’을 과학적으로 증명한다. 관객이 무대 위 허구를 어떻게 ‘진짜’로 받아들이고 몰입하는지 그 심리적·생물학적 메커니즘을 밝힌다.
거울 신경세포(Mirror Neurons)와 ‘공감’의 원리를 통해 배우의 몸짓과 대사가 관객의 뇌 속 거울 신경세포를 어떻게 자극하는지 설명하며, 관객이 무대 위 인물의 감정을 자신의 것처럼 느끼는 ‘신체적 공감’의 실체에 접근한다.
또한 관객이 무대라는 '제한된 공간'과 극 중 '상상 속 공간'을 어떻게 뇌 안에서 결합(Blending)하는지 분석한다. 이는 창작자들이 더 효과적인 미장센과 상징을 구축하는 데 새로운 관점과 통찰을 제공한다.
특히 무대 위 텍스트나 연출 중심의 기존 연구에서 벗어나 공연의 최종 완성자이자 주체로서의 ‘관객(Spectating)’에 초점을 맞추어 극장 경험의 본질을 새롭게 정의한 점은 이 책이 제시하는 관점의 가장 큰 성과라 할 만한다.
창작자와 연구자 그리고 관객을 위한 통찰
이 책의 관점은 단순한 통계나 설문조사로는 알 수 없던 ‘관객 몰입의 본질’을 꿰뚫는다. 관객이 극장에서 얻고자 하는 정서적·인지적 만족이 무엇인지 이해함으로써 더 매력적인 공연을 기획하고 만들고 관객과 깊이 소통하는 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포스트드라마 연극 이후, 연극학이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길을 보여 주는 이 책은 기호학적 분석의 한계를 넘어 인지비평이라는 새로운 학문적 지평을 열어 줄 것이다.
《끌어들이는 연극, 관여하는 관객》은 무엇보다 관극에 초점을 둔다. 유능한 예술가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예술가에 대한 인지적 탐구는 기꺼이 다른 연구자에게 맡기려 한다. 관객이 연극에 참여할 때 일반적으로 경험하는 인지적 관여를 개괄하는 것만으로도 한 권 분량으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런 연구에는 정서적 관여가 필연적으로 포함되어야 한다. 최근 인지신경 과학자들과 심리학자들은 가장 단순한 지적 과제도 정서적 동인이 이를 뒷받침하고 유지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고 있다. 단순한 덧셈조차 정서적 개입 없이 수행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이성과 정서를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던 기존 관점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다음 장에서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브레히트가 관객의 정서적 반응보다 이성적 반응을 우선하려 했던 시도는 오해에 기반한 것이었다. 공연 중에 지속해서 이성적 주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일정 수준의 정서적 관여가 반드시 필요하다.
인지과학 관점에서 볼 때, 여전히 일부 연극학자들의 관심을 끄는 관객 유형, 예를 들어 ‘수동적 관객’, ‘저항하는 독자’, ‘응시하는 관객’을 명확히 구분하기는 어렵다. 앞으로 살펴보겠지만 이런 용어들은 실험적 증거에 부합하지 않는 이론적 전제에서 비롯된 것이다. 연극 관객이 일반적으로 수행하는 모든 행위를 포괄할 만한 적절한 영어 단어는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나는 이 책에서 ‘관람’, ‘관극’, ‘응시’, ‘주의 깊게 보기’와 같은 용어들을 엄밀히 구분하지 않고 다소 느슨하게 사용할 것이다. 더 나아가 ‘청중’과 ‘관중’, 말하자면 듣는 이와 보는 이의 구분도 조금만 면밀히 살펴보면 쉽게 무너진다는 게 드러날 것이다.
관객이 공연에 관여하는 방식을 설명하기 위해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은유들 또한 우리를 오도한다. 많은 연극 비평가와 연극사 연구자는 기호학의 방법론을 차용해(방법론 전체를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그 전제를 빌려) 관객 경험을 일종의 ‘독해’로 기술한다. 하지만 인지 연구 관점에서 볼 때, 지면에 인쇄된 기호를 해석하는 독자의 의미 구성 과정과 공연을 관람하는 동안 이루어지는 대체로 비기호적인 관객의 인지 활동 사이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마찬가지로 관객 ‘반응’이나 ‘응답’을 분석하겠다는 은유 역시 과학적 증거로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는다. 이 용어들은 행동주의 심리학에서 유래한 것으로, 연극을 메시지나 환상을 일방향으로 전달하는 체계로 간주하고 관객은 과거의 조건 형성이나 무의식적인 심리 구조에 따라 이에 반응한다는 가정을 전제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나는 이 책 전반에서 관객의 능동적 행위와 상호 작용에 초점을 둘 것이다. 즉 관객이 공연에 관여하기 위해 무엇을 하는지, 그리고 공연이 관객을 어떻게 끌어들이는지 살펴보려 한다. 앞으로 보겠지만 기호학, 행동주의, 프로이트식 이론이 전제해 온 것보다 관객은 훨씬 더 능동적(proactive)이다. “관극 경험의 인지적 탐구”란 부제가 시사하듯이 이 책은 과학적으로 신뢰하기 어려운 기존 접근에서 벗어나 관객 연구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끌어들이는 연극, 관여하는 관객 : 관극 경험의 인지적 탐구》, ‘들어가며’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브루스 매코너키
미국의 저명한 연극학자이자 피츠버그 대학교 연극예술학과 명예교수다. 1997년부터 2015년까지 동 대학에서 연구와 교육에 매진했으며, 이론뿐만 아니라 연출가와 배우로서 현장 활동을 병행해 온 실천적 학자다.미국 연극사와 연극 사학(historiography) 분야에서 독보적인 업적을 쌓아 왔다. 19세기 미국 연극과 사회의 관계를 분석한 《멜로드라마적 형식들(Melodramatic Formations)》(1992)로 미국 연극 연구 학회(ASTR)의 버나드 휴잇 상을 수상하며 학계의 주목을 받았고, 공저로 참여한 《세계 연극사(Theatre Histories: An Introduction)》는 전 세계 연극 교육 현장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2000년대 중반부터는 인지과학을 연극 연구에 본격적으로 도입하며 연극학의 인지적 전환을 선도했다. 그 첫 번째 결실이 관객의 인지 과정을 진화심리학·신경과학·인지언어학의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분석한 이 책 《끌어들이는 연극, 관여하는 관객(Engaging Audiences)》(2008)이며, 이후 《공연의 진화(Evolution in the Arts)》(2015)로 연극의 진화론적 토대를 탐구하는 데까지 논의를 확장했다. 미국 연극 연구 학회 회장(2000∼2003)을 지냈으며, 2011년 저명 학자상(Distinguished Scholar Award)을 수상했다.
목차
감사의 말
들어가며
1장 연극 관객의 일반 인지
2장 관극의 사회적 인지
3장 역사 속 문화 인지
에필로그 : 인지적 관객사 쓰기
원전 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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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