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2023년 9월 <멀리 있지 않은>, 2024년 7월 <딸의 아토피 극복기>에 이은 저자의 세 번째 수필집이다. 지난 몇 년간 월간잡지 <월드뷰>에 매월 실린 저자의 수필 중 24편을 모았다. 4부로 구성하여 1부에 6편씩 우리 인생 여정 순례의 길에서 만난 이야기를 나눈다.
저자에게 ‘길’은 ‘기억’이요 ‘그리움’이다. “길은 길을 부르고, 한 길로 연결되는 모든 길에는 때론 덩어리로, 때론 파편으로 기억이 저장되어 있었다”(서문에서). 저자의 말이다. “이 수필집은 본향을 향하여 빛을 따라 걷는 그 길 위에서 만난 사랑과 기쁨, 상실과 아픔, 도전과 성취와 좌절의 기록에 다름 아니다.”
저자의 글에는 지나온 시간에 대한 애틋함과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담겨 있다. 한 편 한 편의 글을 읽으며 독자는 자기 삶의 길을 돌아보고, 앞으로 걸어갈 길을 바라본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오며 찍은 사진들은 글과 함께 또 하나의 언어가 되어 사색의 여백을 제공한다. 쉬어가는 시간에 채워지는 길 위의 감사가 있다. <길 the way>는 결국 우리 각자가 살아온 그리고 살아갈 삶의 이야기이다.
출판사 리뷰
“인생의 긴 길을 가는 동안 많은 사람을 만난다. 스쳐 지나는 사람도 있고, 연을 이루어 평생을 함께 가는 동행도 있다. 잠깐 만났으나 크게 위로와 본을 받기도 하고 짧은 만남에 깊은 상처와 슬픔을 주고받기도 한다”(245쪽).
우리는 모두 길 위에 서 있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길 위에서 이런 사람, 저런 사람을 만나며 사랑하고 상처받고, 떠나고 그리워하며 살아간다. <길 the way>는 저자의 인생길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한 기억, 그리움을 가득 담고 있다. 따뜻하게.
그중에는 어린 시절 글솜씨의 싹을 틔워준 초등학교 3학년 때 담임 선생님 이야기도 있고(26쪽), 듣는 것만으로도 어지럽던 마음을 반절쯤 가라앉히던 엄마 목소리 이야기도 있다(32쪽). 이런 이야기들이 우리 마음속에 잠들어 있던 추억을 흔들어 깨운다. 알고 보면 감사한 일이 참 많다.
길 위에 저장된 기억은 사랑이다. “‘사랑해! 이모! 이모, 사랑해요···.’ 이모에게 사랑한다고 몇 번이나 더 말할 수 있을까.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92쪽). 비위가 없어 이모에게 한 번도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했지만 뒤늦게나마 전한 사랑의 고백이 마음을 울린다.
후회되는 사랑 이야기도 있다. 당신의 죽음을 생각하며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말씀을 무겁게 듣지 않고, 아버지의 의중을 짐작하면서도 죽음의 그 시간을 예상하고 대면할 용기가 없어 우물쭈물, 갈팡질팡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는(100쪽) 저자의 말에서 우리는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까.
미숙함으로 비롯된 잘못의 대가를 대신 갚아주려는 동생의 마음, 그 사랑에서 저자는 하늘을 두루마리 삼고 바다를 먹물 삼아도 다 기록할 수 없는 거대한 사랑, 아들까지 십자가에 내어주신 그 사랑(183쪽)을 발견한다. 본향으로 돌아가는 순례자의 길에서 만나는 사랑은 하나님의 위로다.
결국 우리의 길은 우리 ‘생의 끝’에 이른다. 생의 끝에 이르렀을 때 우리의 마음은 어떨까? 어떤 미련과 아쉬움이 남아 있을까? 홀가분하다고 느낄까? ‘모든 것이 감사하다’라고 고백하게 될까? ‘이 세상 소풍을 끝내는 날’ 본향에 돌아가 주를 뵈올 때 우리 마음에는 무엇이 남아 있으며 주님은 우리의 무엇을 기억하실지 저자는 자신에게 묻는다. 그때 아쉬움 없이 감사하며 우리 길을 돌아볼 수 있기를. 우리 걷는 길의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사랑 안에서 주님과 동행한 우리 길을 보시기를 저자와 함께 소망한다.
우리 사는 세상이 차갑다. 복잡하다. 오리무중이다. 이런 세상을 지나가는 우리에게 이 책 <길 the way>는 우리에게 ‘어디로 가는가’ 질문을 던진다. ‘어떻게 사는가’라는 질문과 함께.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질문에 대한 답변도 찾을 수 있기를. 이 책이 길을 잃은 시대에 인간다운 삶의 본질을 회복하는 길과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 같은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 일독을 권한다.
마음에서도 작동되는 호메오스타시스 기능이 있을까?
뜻밖의 벅찬 감격으로 심장이 터져버릴 것 같은 순간, 대개 뜨거운 눈물이 함께 볼을 타고 흐른다. 그 눈물은 팽창해 폭발할 것 같은 심장에서 슬그머니 한 줄기 바람을 빼주는 호메오스타시스 작용이다. 큰 기쁨의 순간에 함박웃음 위로 차오르는 눈물, 절망과 고통으로 많이 울고 났을 때 마음 한 켠이 말갛고 깨끗해지는 담담한 마음, 너무 행복한 순간에 느끼는 막연한 불안감…. 우리가 당연하다고 느끼는 이 모든 현상은 어쩌면 나도 모르게 작동하는 마음의 호메오스타시스 기능인지 모른다.
구두 뒤축 바깥쪽이 심하게 닳아 걸으실 때마다 바깥쪽으로 몸이 기우셨던 3학년 때 담임 선생님. 걸으실 때마다 낡은 구두에서 뒤꿈치가 조금씩 나왔다가 들어가던 뒷모습은 선명한데 성함이 기억나지 않는다. 지금 되돌아보니 그 선생님께서 내게 있는 글솜씨의 싹을 처음으로 틔워주셨다. 초등학교 시절 몇 차롄가 글짓기 대회에 나가 상을 받았는데, 문예반을 지도하셨던 선생님께서 언제나 곁에 계셨다.
이러저러한 일로 감정이 상하거나 마음을 다친 날 나는 엄마 목소리가 더 듣고 싶었다. 외국에서 지낼 때 특히 더 그랬는데, 그런 날엔 한국에 계신 엄마에게 전화하곤 했다. 엄마의 시간을 가늠해 번호를 누르고 전화기 속의 신호음을 듣고 있으면 앞치마에 손을 닦으시며 총총걸음으로 오시는 엄마의 모습이 그려졌다. “여보세요?” 엄마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 어지럽던 나의 마음이 반절쯤 가라앉았다. “여보세요?” 하는 엄마 목소리를 한 번 더 듣고 싶어 나는 일부러 대답하지 않고 가만히 기다리곤 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조혜경
2004년 한국소설 신인상으로 등단 2004년 토지문학제 평사리문학 대상 수상 2006년 기독신춘문예 대상 수상 2006년 문예진흥기금 수혜 저서 : 단편소설집 <꿈꾸지 않는다> 수필집 <길> <딸의 아토피 극복기> <멀리 있지 않은>출판사 “지혜의언덕” 대표
목차
서문
하나
호메오스타시스
뜻밖의 선물
그리운 음성
가까이 계심
선생님, 선생님!
친구 H
둘
길
사랑해 이모
유언
동요
사진 한 장
아늑한 기억들
셋
하나님의 열심
카이로서, 하늘의 시간
격려하심
황금잉어빵 포장마차
그것이 사랑
답장을 쓰며
넷
망각과 기억
간절함으로
보살펴주심
치아 치료를 받으며
노란 화살표를 따라서 - 동행
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