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소셜미디어가 또 하나의 퍼포먼스 공간이 된 시대, 연극과 소셜미디어의 관계를 탐구하는 책이다. 틱톡을 통해 흥행에 성공한 뮤지컬 〈비틀주스〉를 비롯해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연극과 소셜미디어가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상호의존하게 되었는지 살펴본다.
고대 로마의 편지부터 종교개혁기의 인쇄 전단, 계몽주의 시대의 팸플릿까지 사회적 네트워크의 역사를 추적하며 연극과 소셜미디어의 유사성을 분석한다. 또한 소셜미디어를 공연 공간이자 정체성의 퍼포먼스가 이루어지는 장소로 바라보고, 연극 속에서 소셜미디어가 주제와 형식으로 활용되는 방식을 조명한다.
관객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연의 일부를 다시 무대화하고, 극장은 온라인 관객과 새로운 관계를 형성한다. 연극이 소셜미디어 자원을 사용할 때 고려해야 할 쟁점과 함께, 소셜미디어가 우리의 삶과 관계, 윤리에 미치는 영향을 연극의 관점에서 탐구하는 「연극 그리고」 시리즈의 한 권이다.
출판사 리뷰
오래된 신체적 예술 연극과
역동적인 현대 기술 소셜미디어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는가
또하나의 퍼포먼스 공간이 된 소셜미디어에 대한 학문적 고찰
“연극이 소셜미디어 자원을 사용할 때는 신중히 고민해야 하며,
소셜미디어가 진화함에 따라 고민도 함께 진화해야 한다.
소셜미디어는 앞으로도 계속 진화하고 변화하며
연극 제작자와 관객 모두에게 영감을 주는 동시에 고민거리를 안겨줄 것이다.“
〈연극 그리고Theatre &〉 시리즈는 상기한 ‘인간사의 축도’ 로서 연극에 대한 다양한 사유와 담론을 학술적으로, 그러나 친근한 어투로 풀어낸다. 시리즈의 필진이 세계의 저명한 연극학자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은 저자들의 명성에 걸맞은 본 시리즈의 학술적 가치와 무게감을 방증한다.
_「한국현대영미드라마학회 서문」에서
지난 50년 동안 연극과 퍼포먼스는 젠더, 경제, 전쟁, 언어, 미술, 문화, 자아감을 재고하는 중요한 은유와 실천으로 활용되었다. 〈연극 그리고〉는 연극과 퍼포먼스의 끊임없는 학제 간 에너지를 포착하려는, 짧은 길이의 책들로 이뤄진 긴 시리즈다. 각 책은 연극이 세상을 어떻게 조명하는지, 세상이 연극을 어떻게 조명하는지 질문하며, 연극과 더 넓은 세상이 보여주는 특정 측면 사이의 연관성을 탐구한다.
_「Theatre and 시리즈 원서 편집자 서문」에서
팀 버튼 감독의 영화 〈비틀주스〉를 바탕으로, 2019년 4월 뉴욕 윈터가든에서 초연된 뮤지컬 〈비틀주스〉는 처음에는 기대밖의 성적을 거두었다. 그러나 대역배우 프레슬리 라이언이 출시된 지 1년도 되지 않은 틱톡 앱으로 영상을 만들어 올리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수많은 연관 영상들이 줄지어 게시되면서 관심을 끌었고, 틱톡은 뮤지컬의 성공에 반박할 수 없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 사례는 연극과 소셜미디어가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상호의존하게 되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소셜미디어와 퍼포먼스 : 두 영역의 유사성
저자는 소셜미디어는 새로운 것이 아니며 고대 로마시대의 반공개적인(semi-public) 편지에서도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서구 역사에서 찾아볼 수 있는, 초기 기독교 교회에서 유통된 서신과 문서, 16세기 독일 종교개혁 초기에 퍼져나간 대량의 인쇄 전단, 튜더왕조와 스튜어트왕조 궁정에서 교환되고 필사되던 당시 소문이 가득 담긴 시, 계몽주의시대 커피하우스를 통해 확산된 소식지와 팸플릿, 그리고 미국 독립을 지지하며 여론을 결집시키던 팸플릿과 지역신문 등과 비서구권의 벵골 두루마리 그림(벵골 마을의 만화), 에도시대 일본 엘리트들 사이에서 유통되던 우키요에 등을 그 사례로 드는데, 이때 예술작품과 메시지는 네트워크를 통해 유통되었으며, 다른 사람에게로 전해지는 과정에서 종종 수정되기도 했다고 말한다. 이러한 사례들은 인류 역사에서 사회적 네트워크가 새로운 아이디어와 정보를 퍼트리는 지배적인 수단이었다는 사실을 증명해준다. 뿌리 깊은 유저 생성 콘텐츠(user-generated content)의 존재는 연극과 소셜미디어 사이의 유사성이 생각보다 크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저자는 2009년 이란의 ‘옥상 시’를 사례로 들면서 공연 공간으로서의 소셜미디어를 정의한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조직된 대통령 부정선거 반대 시위대가 바시지 소속의 강간집단과 고문부대에 의해 무자비하게 진압당하자 시위대는 밤이 되면 옥상으로 올라가 “알라는 위대하다Allah-o-Akbar”를 외쳤고, 6월 16일, Olodouz84라는 익명의 유튜브 사용자는 옥상에서 울려 퍼지는 함성을 촬영하며 즉흥적으로 시를 읊기 시작했다. 분노에서 진정, 절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목소리로 읊는 “이곳은 어디인가”는 정치를 초월해 수사적으로 강렬하며 놀랍도록 감동적이다. 이는 사회적 퍼포먼스이자 청중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연극적 공간으로서의 소셜미디어를 보여주며, 진정성이 있을 수도 있고 대담하게 조작된 것일 수도 있는 온라인 속 자아의 정체성 또한 퍼포먼스에 포함된다고 주장한다.
연극 속 소셜미디어 : 주제와 형식
저자는 퍼포먼스 공간으로서의 소셜미디어는 고독과 친밀함, 현실과 가상, 가치 있는 것과 무가치한 것 사이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들며 “소셜미디어에서 정체성의 퍼포먼스는 정체성 그 자체처럼 느껴질 수 있다”고 단언한다.
연극 제작자들이 무대 위에서 소셜미디어를 재현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다.
1997년 초연된 〈클로저〉는 두 남성(댄/래리)과 두 여성(앨리스/애나) 사이에 얽히고설킨 성적 관계를 따라가며 현대 영국의 성도덕을 솔직하게 묘사한다. 특히 부각되는 장면은 댄과 래리가 채팅방에서 온라인 대화를 나누는 장면인데, 댄은 ‘애나’라는 가명을 쓰며 여성인 척하면서 래리를 유혹한다. 극중에 등장하는 스트립클럽이나 미술관처럼 채팅방 역시 연기를 펼치는 또하나의 무대가 된다.
2007년 〈프리 아웃고잉Free Outgoing〉은 소셜미디어 자체를 직접적으로 다루기보다 인도 첸나이에 사는 15세 타밀 소녀 디파의 사진이 처음에는 휴대전화 메시지를 통해, 나중에는 인터넷을 거쳐 대중매체로까지 확산되는 과정을 그린다. 무대에는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 디파의 이미지는 미디어 경제에 편입되는 순간 그 소유권이 바뀌며, 주체성을 상실한 채 수치의 상징에서 참회의 상징으로 변화해간다.
벨기에의 공연 단체 온트루런트 후트는 연극 형식면에서는 전통적인 방식을 따르지 않으며, 소셜미디어의 영향으로 더욱 중요해진 주제를 내용과 형식 측면에서 탐색한다. 〈개인 삼부작〉의 두번째 작품 〈인터널〉은 심리와 사적 경계를 깊숙이 파고드는데, 관객/방문자는 ‘유혹당해’ 자신에 대한 개인적인 정보를 털어놓게 되고 공연의 마지막에는 더 많은 관객 집단에게 사적인 정보가 공개된다. 그 결과 어떤 커플은 공연 이후에 헤어졌고, 짝사랑에 괴로워하던 한 남성은 깊은 우울에 빠졌으며, 또다른 이는 여성 배우 한 명에게 반해 공연 후 배우를 스토킹하기까지 했다. 이 사례는 소셜미디어와 같은 참여형 문화를 탐구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트위터에는 플랫폼 출시 이후 다양한 연극이 등장했다. 「로미오와 줄리엣」을 재구성한 〈서치 트윗 소로〉에는 로미오, 줄레엣, 머큐쇼 등이 트위터 계정을 만들어 대중과 소통하며 전개되었으며, 이들은 린지 로한이나 저스틴 팀버레이크 등의 계정을 팔로하기도 하고, 셰익스피어식 문어체와 현대 구어체를 오가며 트윗을 올리면서 극을 이어간다.
2013년 5월, @jaredbooye라는 유저는 아내와 함께 〈원스〉가 공연 중인 브로드웨이 극장 앞에서 찍은 사진을 올리며, 해시태그 #10주년기념과 함께 “우리는 오랜 팬이었고, 이번 브로드웨이 공연은 우리에게 완벽한 마무리가 되었다”라는 글을 트위터에 남겼다. 그는 단순히 공연을 보는 데 그치지 않고, 공연을 보러 온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기념일을 축하한 셈이다. @Al_Lockers라는 유저는 같은 해 5월 런던 계정(@Oncemusiclldn)에 리트윗된 글에서 “런던에서 멋진 시간을 보냈다. 피닉스 극장에서 〈원스〉를 보고 공연이 끝난 뒤 내 아름다운 여자친구 @missali_t에게 프러포즈했는데 그녀가 승낙했다”라고 말했다. 유저는 공연을 본 뒤 여자친구에게 청혼했고, 이어서 그 사실을 자신의 팔로어들에게 공유했으며, 마지막으로 〈원스〉 공식 계정이 그의 트윗을 다시 공식 계정 팔로어들에게 전했다. 관객은 자신의 사랑을 공연과 연결해 퍼포먼스했고, 제작진은 그들의 트윗을 활용해 작품의 진정성을 강화했다.
저자로서, 소비자로서 수행하기 : 무대 뒤와 온라인에서
뮤지컬의 노래를 커버하거나, 본인의 삶의 순간을 공연 속 장면과 연결하거나, 좋아하는 작품의 의상을 입고 사진이나 영상을 게시하거나, 동시에 무대와 온라인 양쪽에 등장할 수 있는 메시지를 작성하는 등의 활동으로 관객은 공연의 일부를 다시 무대화한다.
소셜미디어를 능숙하게 활용하는 극장들은 서로 다른 온라인 관객층 사이를 자연스럽게 넘나들며 회사 전체를 대변하는 ‘우리’라는 표현을 사용해 집단적 정체성을 부여하는 동시에, 일대일 대화의 관습을 활용해 유저와 친밀하게 소통하는 듯한 인상을 만든다.
2024년 1월 아일랜드 극작가 루크 캐설리(Luke Casserly)의 더블린 애비극장 공연을 본 트위터/X 이용자 @noelia_tweeting(노엘리아 루이스)이 “정말 훌륭한exquisite” 공연이었다며 흥분해 글을 올리자 애비극장의 공식 계정은 이 트윗을 리트윗한 뒤, 하트 이모티콘 세 개를 달아 직접 댓글을 남겼다. 이런 비언어적 반응은 애비극장 소셜미디어 담당자의 진심어린 반응이었을 수도 있지만, 극장의 에토스와 관객과의 관계를 마케팅하는 전략으로 작동하기도 한다.
〈원스Once: The Musical〉는 전통적인 아일랜드 펍을 배경으로 한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 배우들은 노래를 연주하고, 그동안 관객들은 무대 위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술을 주문하거나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 공연이 실제로 언제 시작되고 끝날지에 대한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졌으며, 무대 곳곳에 배치된 거울은 공연 내내 관객이 자신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함으로써, 경계를 허물고 관객 참여를 확장하도록 유도했다. 이는 관객이 공연을 ‘자신의 이야기’라고 느끼도록 만든다.
교감은 온라인에서도 일관되게 유지되는데, 〈원스〉 트위터에서는 비공식적이고 자발적인 상호작용에서 더 뚜렷하게 드러나서, 사람들이 트위터에 감상을 남기면 〈원스〉 공식 계정이 이를 리트윗하는 과정을 통해 개별 관객의 메시지는 공식 계정 팔로어 전체에게 확산되어 해당 관객의 존재감을 높였다. 영국 공연 기간 동안 @paulyoddjob1975라는 유저는 “나 ‘두 번이나 천천히 빠졌어fallen slowly twice’. 매일 사운드트랙 듣고, 영화도 사고, 주말에는 더블린 촬영지까지 다녀왔지!”라고 트윗했는데, 이는 〈원스〉가 무대 너머 현실에서도 뚜렷한 존재감을 지니고 있음을 드러내며 관객이 작품을 자기 삶 속 경험처럼 체감하게 하여 ‘관련 제품 구매’라는 행동으로 이어지게 만들었다.
저자는 이러한 사례들에서 유저의 노동과 시간을 언급하며, ‘기껏해야 하찮고 시간 낭비이며 최악의 경우 병리적 현상’으로 치부되곤 하는 팬덤을 자발적 작가들에 의해 만들어진 새로운 형태의 홍보와 광고 산출물로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연극 그리고 소셜미디어』는 소셜미디어란 무엇인지, 연극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어떻게 활용되는지, 관객은 소셜미디어를 사용함으로써 공연에 어떻게 기여하고 혜택을 받는지 파악하기 위해 먼저 연극사를 들여다보는 책이다. 저자는 연극이 소셜미디어 자원을 사용하려면 신중히 고민해야 하며, 소셜미디어가 진화함에 따라 고민도 함께 진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앞으로도 계속 진화하고 변화하여 연극 제작자와 관객 양쪽에 영감을 주는 동시에 고민거리를 안겨줄 소셜미디어가 우리의 삶, 환경, 윤리,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연극인들이 깊이 탐구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글을 맺는다.
연극학 분야에서 가장 앞선
비평적 사고를 대표하는 연극학자들이 집필한
〈연극 그리고〉 시리즈는
연극이 세상을, 세상이 연극을
어떻게 조명하는지 질문하며,
연극과 세상 사이의 연관성을 탐구합니다.
요약하면 연극은 인간 및 인간과 관계를 맺어온 모든 것의 역사적 총체이며, 이런 의미에서 연극은 ‘인간 자체’에 대한 ‘역사적 축도’라고 할 수 있다. _「한국현대영미드라마학회 서문」 에서
우리는 동시대의 많은 학술적 글쓰기의 철학적·이론적 복잡성이 더 많은 독자층에게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었다. 이 시리즈의 핵심 목표는 각 주제에 대해 호기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단번에 읽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 책들은 도전적이고, 도발적이며, 때로 선견지명을 드러내며, 무엇보다도 명료하다. 독자들이 이 책들을 즐겁게 읽었으면 한다. _「Theatre and 시리즈 편집자 서문」에서
최근에는 하워드 바커(Howard Barker)의 〈유디트: 육체로부터의 이별Judith: A Parting from the Body〉에 출연해, 한 인물이 다른 인물의 목을 베는 장면을 아주 좁은 공간에서 연기한 적이 있다. 장면의 핵심은 각도의 문제였는데, 그 연출은 매우 효과적이었다. 배우 한 명이 모래주머니를 앞뒤로 톱질하듯 움직여 목이 떨어지는 소리를 만들어냈는데, 그 세밀한 음향효과가 장면의 사실감을 크게 높였다. 모든 것은 디테일에 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페트릭 로너건
골웨이대학교 연극학 교수로, 아일랜드 왕립아카데미 회원이자 국제연극연구연맹 집행위원이며 골웨이 국제예술제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연극과 미디어, 아일랜드 현대극을 비롯해 생태 위기와 공연예술의 관계 등 다양한 주제를 연구하고 있으며 아일랜드와 국제무대를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목차
한국현대영미드라마학회 서문
Theatre and 시리즈 편집자 서문
서론
비틀주스 스트리밍
1. 소셜미디어와 퍼포먼스
소셜미디어의 전사들(pre-histories) - 셰익스피어에서 팸플릿 전쟁까지
컴퓨터와 연극, 연극으로서의 컴퓨터
공연 공간으로서의 소셜미디어: 2009년 이란의 ‘옥상 시’
소셜미디어 정의하기
2. 연극에서의 소셜미디어
전조(precursors): 패트릭 마버의 「클로저」
연극 속 소셜미디어: 주제적 접근 - 아누파마 찬드라세카르의 〈프리 아웃고잉〉에서 〈디어 에번 핸슨〉까지
무대 위 소셜미디어의 형식적 혁신들: 온트루런트 후트, 〈서치 트윗 소로〉, 그리고 이보 반 호브의 〈로마 비극〉
3. 저자성 수행, 소비자 수행
뮤지컬 〈원스〉-무대 뒤와 온라인에서
결론
더 읽을거리
역자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