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각기 다른 삶의 궤적을 그려온 21명의 여성 작가들이 스스로 삶의 주체가 되어 써 내려간 고백이자 연대의 기록이다. 거칠고 투박한 세상 속에서 어머니로, 아내로, 며느리로, 그리고 딸로 살아가며 본능을 접고 역할을 연기해야 했던 순간들, 그 속에서도 끝내 잃지 않았던 '나'라는 존재의 빛을 담담하고도 묵직한 문체로 펼쳐 보인다.
하루아침에 잘려 나간 뒷마당의 오래된 나무들로부터 인생의 정서적 울타리를 깨닫는 순간, 새벽 7시 30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어머니를 향한 의무적 다정함에 대한 성찰, 굴곡진 현대사 속에서 묵묵히 '장남과 낀 세대'의 무게를 견디다 떠난 오빠의 된장국, 그리고 지독한 영양결핍 속에서도 들판처럼 피어나던 유년의 꽃 버짐까지. 책 속에 담긴 이야기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쓸쓸하고 초라한 인간의 뒷모습을 따스하게 감싸 안는다.
이 책은 단순히 지나간 세월을 회상하는 수필에 머무르지 않는다. 상처 입고 해진 서로의 마음을 기꺼이 기워주는 우정과 사랑, 지워지지 않는 기억 속 얼굴들을 소환해 내며 비로소 '나 자신을 다정하게 바라보게 되었다'고 말하는 여성들의 용기 있는 성장 서사다.
출판사 리뷰
"우리가 울고 웃던 날들이, 우리의 침묵이 동그랗게 저장되어 있었다"
21명의 여성이 삶의 비탈길에서 길어 올린 가장 순정하고 뜨거운 인생의 나이테
《에세이로 읽는 여성서사 3 : 빛이 흐르는 자리》는 각기 다른 삶의 궤적을 그려온 21명의 여성 작가들이 스스로 삶의 주체가 되어 써 내려간 고백이자 연대의 기록이다. 거칠고 투박한 세상 속에서 어머니로, 아내로, 며느리로, 그리고 딸로 살아가며 본능을 접고 역할을 연기해야 했던 순간들, 그 속에서도 끝내 잃지 않았던 '나'라는 존재의 빛을 담담하고도 묵직한 문체로 펼쳐 보 인다.
하루아침에 잘려 나간 뒷마당의 오래된 나무들로부터 인생의 정서적 울타리를 깨닫는 순간, 새벽 7시 30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어머니를 향한 의무적 다정함에 대한 성찰, 굴곡진 현대사 속에서 묵묵히 '장남과 낀 세대'의 무게를 견디다 떠난 오빠의 된장국, 그리고 지독한 영양결핍 속에서도 들판처럼 피어나던 유년의 꽃 버짐까지. 책 속에 담긴 이야기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쓸쓸하고 초라한 인간의 뒷모습을 따스하게 감싸 안는다.
이 책은 단순히 지나간 세월을 회상하는 수필에 머무르지 않는다. 상처 입고 해진 서로의 마음을 기꺼이 기워주는 우정과 사랑, 지워지지 않는 기억 속 얼굴들을 소환해 내며 비로소 '나 자신을 다정하게 바라보게 되었다'고 말하는 여성들의 용기 있는 성장 서사다. 독자들은 이 곰삭은 발효식품 같은 문장들 사이를 걸으며, 가슴속 웅크리고 있던 자신만의 나이테와 마주하는 경이로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 섶다리를 건너고, 댄스존을 지나, 황혼의 빛이 흐르는 자리에 머물다
이 책의 문을 열면 낙동강 푸른 물결과 부전시장의 활활 타오르는 붉은 불기둥, 부산역 대기실의 분주한 공기가 입체적으로 살아 움직인다. 서른두 해를 견딘 낡은 단독주택의 뒷마당에서부터 요양병원의 가파른 비탈길까지, 작가들이 발을 딛고 서 있던 모든 공간은 그대로 한 편의 서사가 된다.
작가들은 말한다. "인간의 뒷모습은 누구나 쓸쓸하고 초라하다. 그래서 나는 신보다 인간을 더 사랑할 수밖에 없었다"고. 자식의 행복을 위해 평생 지켜온 선산과 제례라는 문화적 고집을 기꺼이 꺾는 구순 어머니의 사랑(‘사랑의 요망함’, ‘아들에게’)과, 아픈 몸을 이끌고도 타인을 위해 매일 아침 골목길을 쓰는 노년의 부처들(‘부처가 된 할머니들’)의 모습은 독자에게 강렬한 정서적 울림과 위로를 전달한다.
■ ‘낡은 것’이 아니라 세월의 깊이로 ‘늙어가는’ 아름다움에 대하여
책 전반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키워드는 '비움과 채움의 조화'이다. 베란다 구석에서 묵묵히 화분 받침대 역할을 하던 텅 빈 달항아리에서 그 안에 머무는 고요를 발견하고, 관절염으로 마디가 굵어진 무릎과 손가락을 보며 "낡은 것이 아니라 나이가 든 것"이라며 스스로를 달래는 시선은 삶을 대하는 지혜의 정점을 보여준다.
뾰족한 말로 서로를 찌르다가도 고관절 수술을 한 친구를 위해 여름 볕을 뚫고 100% 꽃무늬 순면 팬티를 사다 나르는 지독하고도 끈끈한 우정(‘순면의 온도’)은 헛된 욕망 대신 소박한 행복이 무엇인지를 역설한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내 안에 조용한 응원자가 생긴 듯 든든해졌다"고 고백하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이에 상관없이 언제든 새로운 세계를 펼칠 수 있다는 희망의 증거다. 세월의 때가 묻을수록 지혜의 향연이 빛나는 서재의 책장처럼, 이 책은 독자들의 인생 후반전을 환하게 비춰줄 가장 다정한 동행이 되어줄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김규남 외 20인
장정희: 쉼 없이 깨어있어야 하는 강박에서 벗어나, 고치를 벗어날 때 펼쳐진 책이 날개가 될 것을 믿으며 글을 쓴다.이명희: 작고 앙증맞은 채소 꽃이 피기를 기다리며,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주말 농부이다.덕민화: 익숙한 듯하면서도 낯선 길에 들어서고 보니 그 끝이 어디가 되더라도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김규남: 살아간다는 것이 매일 신기롭고 아름다워, 사람 알아가는 재미에 푹 빠진 중년의 수다쟁이 아줌마이다.김정숙: 43년의 직장생활과 42년의 학업으로 30여 개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길을 완주하며 쉼 없이 채웠던 지난날을 뒤로하고 비움과 채움의 조화로운 시니어 글쟁이를 꿈꾼다.박정희: 때죽나무 꽃향기처럼 은근하며 조용했던 일찍 떠난 한 시인을 기억하며, 누군가에게 오래 기억되는 사람이 되고자 글을 쓴다.지희순: ‘지금, 여기, 이 자리에서 행복하기(일일시호일)’가 늘 자연스럽게 일상처럼 이어지기를 소망하는 사회복지사이다.진미옥: 평생 간호사의 길을 걸어오며 상처 입은 사람들을 따뜻하게 감싸 안는 삶을 살아왔다.문정: 글쓰기를 시작한 뒤 예전보다 스스로를 다정하게 바라보게 되었다. 늦게 시작한 글쓰기가 오래 머무는 글쓰기가 되길 빈다.배미희: 글을 쓰며 오롯한 나만의 시간을 즐긴다. 혼자 있는 시간은 버리는 시간이 아니라, 버는 시간임을 뒤늦게야 깨닫고 있다.오은미: 부산대학교 경제통상대학원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은행에서 35년간 근무했다. 인생 후반전, 소중한 가족들과의 행복한 추억 쌓기를 글로 이어가고 있다.한혜경 / 허윤희 / 김정이 / 루나 트리 / 안영희 / 유혜석 / 이현자 / 장명숙 / 장소은 / 추연화
목차
제1부 뿌리와 줄기
김규남 | 엄마 · 부산역
배미희 | ‘낡은 것’이 아니라 ‘늙은 것’ · 엄마의 기도
장소은 | 홍시 아닌 포도
추연화 | 그날의 이삿짐
오은미 | 대를 잇는 오! 자매 · 다시 찾은 제주에서
장명숙 | 장바구니 카트
제2부 꽃과 잎사귀
장정희 | 사라진 나의 정원 · 아침 7시 30분
이명희 | 달항아리의 고요함은 비워두기 · 1958년생 낀 세대, 그는 웃었다
문정 | 눈길에서 · 세 송이의 장미
김정이 | 꽃 버짐
제3부 마주한 빛
덕민화 | 사랑의 요망함 · 아들에게
김정숙 | 골목길에서 만난 아름다운 동행 · 고맙다 나의 발이여! 앞으로도 함께 동행을 부탁해
지희순 | 장미 할미꽃 · 사회복지사가 되어
한혜경 | 부처가 된 할머니들 · 벚꽃 향연 속으로
안영희 | 둥지
제4부 흐르는 자리
박정희 | 난제 · 3번 4번 5번
진미옥 |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는 얼굴 · 방어만 하는 남자
이현자 | 황혼
허윤희 | 댄스존 · 파라솔 아래에서
루나 트리 | 순면의 온도
유혜석 | 장롱과 책장
해설 — 김정화 (여성의 글쓰기 그리고 서사의 변주)
기획의 말 — 김민혜 (세월로 빚은 정교한 보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