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동성결혼이 단순히 동성애자들뿐 아니라 이성애자들과 국가에도 모두 유익한 정책이라고 자세하게 설명하는 저자는 특히 동성결혼 합법화가 초래할 여러 혜택과 위험을 모두 분석하는 균형 잡힌 분석을 통해, 동성결혼 반대론자들의 모든 주장이 얼마나 근거가 없는 주장들인지를 조목조목 밝힌다. 또한 당시 동성애 활동가들은 “국가는 개인의 결혼 문제에 개입하지 말라”거나 “시민결합이나 생활동반자 제도로 충분하다”고 주장했지만, 저자는 그런 논리의 결함들 역시 분명하게 지적한다.
결국 저자의 핵심 주장은 동성결혼이 동성애자 집단만을 위한 요구가 아니라는 데 있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할 기회도 없고 평생 결혼할 수 있다는 희망도 없이, 혐오와 차별 속에 오랜 암흑시대(Long Dark Age)를 성적인 지하세계(sexual underworld)에서 살아온 동성애자들에게는 존엄성과 안정성뿐 아니라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고, 이성애자들에게는 결혼제도의 사회적 가치를 강화하며, 국가에는 동거와 생활동반자 제도가 제공하지 못하는 훨씬 성숙한 사회적 책임과 안정성을 증진시키는 제도적 이익을 제공한다.
따라서 동성결혼은 결혼제도를 약화시키는 변화가 아니라, 오히려 동거와 이혼으로 위협받는 결혼제도를 더욱 포괄적이고 강력하게 만드는 인류 문명사회의 발전적 정책이며,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이상에 부합하는 정책이라는 뜻이다.
출판사 리뷰
국가인권위원회가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권고한 지 20년이 지났지만, 아직 제정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성적 지향(동성애) 조항에 대한 보수적인 개신교 집단의 조직적 반대를 이유로 정치권이 입법을 회피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우리 사회는 여전히 수십만 명(또는 수백만 명)의 동성애자에게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할 기회도, 결혼할 희망도 없이 평생을 살아야 하는 “결혼 없는 체제”(marriageless regime) 속에서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박탈당한 채 살아가도록 강요하고 있다. 2007년부터 국제인권기구들은 거의 매년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제정을 권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성애 문제에 관한 보수적인 개신교인들의 집단적(특히 총회 차원의) 혐오와 저주는 여전히 요란하다. 그러나 역사의 강물은 이미 바뀌기 시작했다. 2024년 7월 18일, 대한민국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동성 파트너에게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해야 한다고 판결함으로써 동성 동반자에게 최초로 법적인 권리를 부여했다. 그러나 결혼은 개인의 행복한 삶뿐 아니라 건강한 사회와 문명의 매우 중요한 토대임에도 불구하고 동성결혼 합법화 문제에 관해서는 (법학계의 일부 논의를 제외하고) 아직 종교계에서든 정치권에서든 찬반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에서 동성결혼이 합법화되기 10년 전(동성결혼 지지율이 30% 수준이던 때)에 출판되어 동성결혼 합법화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 이 책은 동성결혼에 대한 논쟁을 감정적 대립이나 도덕적 공격의 차원이 아니라 결혼제도에 관한 정책 변화라는 사회학적, 제도적 관점에서 그 찬반논리를 매우 냉철하게 분석한다. 동거와 이혼이 점차 많아지고 정상적인 것처럼 되면서 결혼제도 자체가 위협받는 현실에서, 저자는 동성결혼을 단순히 동성애자들의 “권리” 문제로만 보지 않고, “사회적 안정”과 “결혼제도 자체의 강화,” 그리고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이상”이라는 보수적인 관점에서 동성결혼을 옹호한다. 이처럼 동성결혼을 “급진적 권리혁명”이라기보다 “결혼제도 자체를 지키는 개혁”으로 제시함으로써 합리적 중도층을 설득하고 여론을 바꾸는 데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 동성결혼이 단순히 동성애자들뿐 아니라 이성애자들과 국가에도 모두 유익한 정책이라고 자세하게 설명하는 저자는 특히 동성결혼 합법화가 초래할 여러 혜택과 위험을 모두 분석하는 균형 잡힌 분석을 통해, 동성결혼 반대론자들의 모든 주장이 얼마나 근거가 없는 주장들인지를 조목조목 밝힌다. 또한 당시 동성애 활동가들은 “국가는 개인의 결혼 문제에 개입하지 말라”거나 “시민결합이나 생활동반자 제도로 충분하다”고 주장했지만, 저자는 그런 논리의 결함들 역시 분명하게 지적한다.
결국 저자의 핵심 주장은 동성결혼이 동성애자 집단만을 위한 요구가 아니라는 데 있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할 기회도 없고 평생 결혼할 수 있다는 희망도 없이, 혐오와 차별 속에 오랜 암흑시대(Long Dark Age)를 성적인 지하세계(sexual underworld)에서 살아온 동성애자들에게는 존엄성과 안정성뿐 아니라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고, 이성애자들에게는 결혼제도의 사회적 가치를 강화하며, 국가에는 동거와 생활동반자 제도가 제공하지 못하는 훨씬 성숙한 사회적 책임과 안정성을 증진시키는 제도적 이익을 제공한다. 따라서 동성결혼은 결혼제도를 약화시키는 변화가 아니라, 오히려 동거와 이혼으로 위협받는 결혼제도를 더욱 포괄적이고 강력하게 만드는 인류 문명사회의 발전적 정책이며,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이상에 부합하는 정책이라는 뜻이다.
2026년 현재 세계적으로 동성결혼이 합법화된 국가는 39개 국가이다. “2025년 한국리서치 조사”에서 응답자의 13%가 “가족, 친척, 친구 등 지인 가운데 성소수자가 있다”고 대답했다. 또한 그 조사에서 한국 성인의 1%(약 50만 명)가 자신을 “동성애자”라고 응답했고, 성소수자 전체는 350만 명 정도인 것으로 집계되었다. 한편 지난 5년 동안 86쌍의 동성 커플이 시군구청에 혼인신고를 제출했으나, 모두 “동성결혼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반려를 당했다. 이처럼 차별적이며 비인간적인 상황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조차 20년이 넘도록 제정하지 못해서 유엔의 권고를 여러 차례 받은 우리에게 이 책은 문명사회란 과연 무엇이며, 자유민주주의 국가란 정말로 무엇인지를 묻는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 결과에서 분명히 드러났듯이, 특히 불평등과 공정성 문제에 민감한 2030 여성들이 요구하는 사회적 약자들의 평등한 권리를 민주 세력이 외면하면, 그들도 여당에 등을 돌릴 수밖에 없다는 엄중한 사실을 목도하는 현실에서 이 책은 우리 사회가 시급히 논의를 시작해야 할 매우 중요한 당면 과제의 접근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결혼이 없는 삶을 상상해 보라. 만약 지금 당신이 결혼한 상태라면, 마치 카프카의 소설 『변신』 속에 나오는 이야기처럼, 내일 아침 눈을 떴을 때 당신이 애당초 결혼한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고 상상해 보라. 더 나아가, 당신은 앞으로도 결혼할 수 없다. 당신에게는 결혼할 사람이 없거나, 적어도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할 방법이 없다. 당신의 배우자는 여전히 당신 곁에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제 그는 더 이상 당신의 배우자가 아니다. 당신의 “파트너”이거나, 여자친구나 남자친구, 동반자, 동거인, 중요한 사람, 아니면 그냥 애인일 뿐이다. (서문에서)
동성결혼 논쟁이 등장하면서 또 다른 관점이 등장했다. 결혼은 자녀들(즉 출산)을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서는 6장에서 다루겠지만, 여기서는 결혼이 아이들에게 분명히 유익하다는 점만 말해 두겠다. 그러나 아이들이 결혼의 유일한 이유일 수는 없다. 어떤 사회도 불임인 사람들의 결혼을 금지하지 않는다. 어떤 사회도 결혼하려는 사람들에게 반드시 아이를 낳겠다고 약속하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아이가 생기지 않았다고 해서 결혼을 무효화하는 사회도 없다. 그뿐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는 아이가 생겼다고 해서 반드시 결혼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기록을 위해 말하자면, 나는 아이들이 결혼의 특별한 지위를 위한 중요한 이유라는 사실을 부정할 마지막 사람일 것이다. (1장에서)
일부 보수주의자들에게는 애당초 해결해야 할 문제 자체가 없다. 동성애자들은 결혼할 수 없고, 그들의 관계는 사회적 · 법적 지원을 받지 못한다. 그걸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들의 관계는 사악하거나 하찮은 것이므로 사회가 그것을 지원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동성애자들이 불행하다면, 그 원인은 결혼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동성애 자체에 있다고 여긴다. 그들은 기도하거나 치료를 받아 “탈동성애자”(ex-gay)가 되어야 하며, 아니면 자신의 성적 욕망을 억누르고 이성애자인 척하면서 이성애자들을 속여 결혼해야 한다. 아니면 그냥 조용히 사라져서 더 이상 사회를 흔들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2장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조너선 라우치
유대인이며 동성애자로서, 예일대학교에서 역사학을 전공한 후 저널리스트로 활동했으며, 현재 <브루킹스연구소> 수석 연구원이다. 자유민주주의, 시민사회, 지식 생태계의 위기를 오랫동안 연구해 온 그는 공공정책과 문화에 관한 책을 일곱 권 발표했고, 많은 매체에 글을 썼다. 미국 언론계에서 “분석의 천재”라고 불린다. 그의 책들 가운데 《지식의 헌법》, 《인생은 왜 50부터 반등하는가》, 《예수, 민주주의의 영적 토대》 등이 우리말로 번역되었다.
목차
서문: 상상력의 격차 · 11
1. 결혼은 무엇을 위한 것인가? · 23
2. 결혼을 대체할 방법을 받아들이지 말라 · 47
3. 동성애자들은 어떻게 혜택을 받는가? · 81
4. 이성애자들은 어떻게 혜택을 받는가? · 105
5. 결혼은 어떻게 혜택을 받는가? · 123
6. 결혼은 했지만 자녀는 없는 경우 · 147
7. 동성결혼을 허용하면 무엇이든 가능해진다? · 173
8. 남성들의 나쁜 행동? · 195
9. 전통에 대한 부채? · 223
10. 올바르게 바로잡기 · 241
11. 금혼식 · 2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