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19세기를 대표하며 엄청난 대중적 인기를 구가한 작가 찰스 디킨스(1812~1870)는 셰익스피어와 함께 영국인이 사랑하는 대문호로 꼽힌다. 잡지 편집자, 연극배우이자 연출가, 낭독회 연사로도 활약하면서 지치지 않는 창작열로 수많은 걸작을 탄생시킨 그는 여전히 명성을 떨치며 끊임없는 재해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찍이 『올리버 트위스트』(1838), 『크리스마스 캐럴』(1843)로 위상을 확고히 다진 디킨스가 기량이 원숙해진 1859년에 발표한 『두 도시 이야기』는, 프랑스혁명을 전후한 격동기의 파리와 런던을 무대로 실제 일어난 사건들과 허구적 인물들의 드라마를 절묘하게 엮어낸 역사소설이다.
귀족의 사치와 압제, 착취받는 민중의 고통과 분노를 예리하게 묘사해 왜 혁명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는지 설득력 있게 서술하는 한편, 유혈 사태가 벌어지는 극한 상황에서도 사랑과 희생으로 위기에 맞서는 인물들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을 일깨워주는 대작이다. 디킨스는 불평등과 부조리가 만연한 당대 영국 사회의 병폐를 우회적으로 고발하고 민중의 분노가 불러올 심각한 사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려는 진지한 작가의식에서, 발표 당시로서는 70년 전의 과거지사인 프랑스혁명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두 도시 이야기』에서는 18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마네트 박사, 그를 헌신적으로 보살피는 딸 루시, 루시를 사랑하는 프랑스 출신의 망명 귀족 찰스 다네이와 방탕한 변호사 시드니 카턴, 포도주 주점을 운영하며 복수를 기도하는 드파르주 부부를 중심으로, 혁명의 소용돌이에 얽혀들어간 인물들의 운명이 극적으로 교차한다. 독자를 몰입시키는 디킨스 특유의 탁월한 필력으로, 복수와 희생 등의 극적인 테마를 아우른 박진감 넘치는 서사가 펼쳐진다.
감상적인 멜로드라마 요소로 감흥을 더욱 고조시키는 이 소설은 독자를 단숨에 사로잡아, 디킨스의 작품들 가운데 대중적으로 가장 성공하고 많이 읽히는 인기작으로 자리잡았다. 유명한 첫 문장 “최고의 시절이었고 최악의 시절이었다”로 시작되는 강렬한 도입부가 널리 회자되며, 전 세계에서 2억 부 이상 판매되어 2008년 기네스북에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소설’로 등재되기까지 했다. 오랜 시간 디킨스를 소개해온 연구자 이인규의 충실하고 적확한 번역, 상세한 주석과 해설은 『위대한 유산』과 함께 후기 대표작으로 꼽히는 이 작품의 진가를 확인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출판사 리뷰
프랑스혁명의 불길에 휩싸인 파리와 런던에서
긴박히 펼쳐지는 파멸과 구원의 파노라마
찰스 디킨스의 비판적 사회의식이 발현된 역사소설
19세기를 대표하며 엄청난 대중적 인기를 구가한 작가 찰스 디킨스(1812~1870)는 셰익스피어와 함께 영국인이 사랑하는 대문호로 꼽힌다. 잡지 편집자, 연극배우이자 연출가, 낭독회 연사로도 활약하면서 지치지 않는 창작열로 수많은 걸작을 탄생시킨 그는 여전히 명성을 떨치며 끊임없는 재해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찍이 『올리버 트위스트』(1838), 『크리스마스 캐럴』(1843)로 위상을 확고히 다진 디킨스가 기량이 원숙해진 1859년에 발표한 『두 도시 이야기』는, 프랑스혁명을 전후한 격동기의 파리와 런던을 무대로 실제 일어난 사건들과 허구적 인물들의 드라마를 절묘하게 엮어낸 역사소설이다. 귀족의 사치와 압제, 착취받는 민중의 고통과 분노를 예리하게 묘사해 왜 혁명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는지 설득력 있게 서술하는 한편, 유혈 사태가 벌어지는 극한 상황에서도 사랑과 희생으로 위기에 맞서는 인물들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을 일깨워주는 대작이다. 디킨스는 불평등과 부조리가 만연한 당대 영국 사회의 병폐를 우회적으로 고발하고 민중의 분노가 불러올 심각한 사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려는 진지한 작가의식에서, 발표 당시로서는 70년 전의 과거지사인 프랑스혁명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두 도시 이야기』에서는 18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마네트 박사, 그를 헌신적으로 보살피는 딸 루시, 루시를 사랑하는 프랑스 출신의 망명 귀족 찰스 다네이와 방탕한 변호사 시드니 카턴, 포도주 주점을 운영하며 복수를 기도하는 드파르주 부부를 중심으로, 혁명의 소용돌이에 얽혀들어간 인물들의 운명이 극적으로 교차한다. 독자를 몰입시키는 디킨스 특유의 탁월한 필력으로, 복수와 희생 등의 극적인 테마를 아우른 박진감 넘치는 서사가 펼쳐진다. 감상적인 멜로드라마 요소로 감흥을 더욱 고조시키는 이 소설은 독자를 단숨에 사로잡아, 디킨스의 작품들 가운데 대중적으로 가장 성공하고 많이 읽히는 인기작으로 자리잡았다. 유명한 첫 문장 “최고의 시절이었고 최악의 시절이었다”로 시작되는 강렬한 도입부가 널리 회자되며, 전 세계에서 2억 부 이상 판매되어 2008년 기네스북에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소설’로 등재되기까지 했다. 오랜 시간 디킨스를 소개해온 연구자 이인규의 충실하고 적확한 번역, 상세한 주석과 해설은 『위대한 유산』과 함께 후기 대표작으로 꼽히는 이 작품의 진가를 확인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 죽기 전에 읽어야 할 책 1001권 ★ 2009년 가디언 ‘모두의 필독 소설’ 1000권
★ 1958·1980 영화, 1989 드라마 〈두 도시 이야기〉 원작 소설
찰스 디킨스의 작가적 발전을 확실히 증명한 후기 걸작
“인물들을 절구처럼 으깨고 빻아서 그들로부터
흥미를 자아내는 사건 중심의 이야기”
대영제국의 최전성기였으나 산업 발전에 따른 부작용과 빈부 격차가 극심했던 빅토리아시대(1837~1901)를 살아간 작가 찰스 디킨스. 집안 형편이 악화되자 어려서부터 생활 전선에 뛰어들었던 그는 부조리한 현실에 일찌감치 눈을 떴고 자신의 경험을 소설에 투영함으로써 불의를 고발했다. 고아 소년의 인생 역정을 그린 『올리버 트위스트』, 역경을 딛고 작가로 성공하는 주인공을 등장시킨 자전적 소설 『데이비드 코퍼필드』(1850)는 물론, 영국 사법 제도의 모순을 꼬집는 『블리크 하우스』(1853), 산업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담아낸 『어려운 시절』(1854) 같은 사회소설에도 디킨스의 문제의식과 비판 정신이 잘 담겨 있다.
이 작품들에서 보듯 디킨스의 소설은 주로 당대의 영국을 배경으로 하는데, 『두 도시 이야기』는 프랑스혁명 전후의 파리를 주무대로 한다는 점이 예외적이다. 그 단초는 이 소설을 집필하기 몇 년 전인 1855년에 쓴 한 편지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는 민중의 불만이 고조된 상황을 두고 “이런 상태는 바로 혁명 발발 직전 프랑스의 전반적 분위기와 너무나도 똑같은바, 천 가지의 우연한 사건 중 어느 하나에 의해 이전에는 전혀 목격하지 못한 엄청난 대화재의 끔찍한 재난으로 터져나올 위험성을 안고 있다”라며 경고했다. 불평등과 압제가 지속된다면 영국도 파국적 사태를 맞이하리라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프랑스혁명 시기를 중점적으로 다루게 된 셈이다.
인물보다는 사건 중심의 치밀한 구성과 진지하고 어두운 분위기가 특징인 『두 도시 이야기』는 출간 당시 대중의 열렬한 호응을 얻었으나 디킨스만의 특기가 발휘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기존 작품의 희극적 요소와 풍성한 인물 묘사가 부족하다는 것이 그 이유였는데, 디킨스는 집필 당시 친구 존 포스터에게 보낸 편지에서 “인물들을 절구처럼 으깨고 빻아서 그들로부터 흥미를 자아내는 사건 중심의 이야기”라고 했듯이, 긴박한 사건 전개를 통해 독자의 몰입을 유도하고자 이전 기법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새로운 시도를 했음을 밝혔다. 디킨스의 또다른 역사소설로는 1780년에 일어난 ‘고든 폭동’ 사건(개신교도의 반카톨릭적 소요 사태)을 다룬 『바너비 러지』(1841)가 있는데, 주제와 등장인물 구도가 유사하긴 하나 『두 도시 이야기』가 훨씬 치밀하고 구조가 통일성 있어서 후기에 이르러 디킨스의 창작 기법이 더한층 정련되고 발전했음을 보여준다.
프랑스혁명이라는 격랑에 휩쓸린 사람들의 교차하는 운명
증오와 사랑, 복수와 희생을 아우른 압도적 서사
1775년, 런던의 텔슨은행에서 근무하는 자비스 로리가 우편마차를 타고 파리로 떠나려 이동한다. 18년 전에 죽은 줄 알았던, 자신의 고객이자 친구 알렉상드르 마네트 박사를 데려오기 위해서다. 도중에 도버에 들른 그는 마네트 박사의 딸 루시를 만나고, 고아로 자란 루시에게 아버지 생존 소식을 전한다. 둘은 파리에 도착해 마네트 박사를 모셨던 하인인 에르네스트 드파르주의 포도주 주점으로 찾아가, 18년간 바스티유 감옥에 갇혀 있다가 풀려나 피폐해진 상태로 주점 건물의 다락방에서 구두 만드는 일에 몰두하던 마네트 박사와 극적으로 재회한다. 이들은 런던으로 돌아오고, 박사는 딸 루시의 헌신 덕에 차츰 안정을 되찾아 본업인 의사로 활동하게 된다. 영국으로 향하던 여객선에서 알게 된 청년 찰스 다네이(샤를 에브레몽드)가 그로부터 5년 후 영국 왕실에 대한 반역 혐의로 재판에 회부되자 마네트 박사와 루시가 출석해 증언을 한다. 우여곡절 끝에 찰스는 무죄로 방면되며, 이를 계기로 찰스와 루시는 서로 사랑하게 되어 결혼한다. 한편, 재판 과정에서 찰스에게 결정적인 도움을 준, 찰스와 외모가 흡사한 냉소적인 변호사 시드니 카턴도 루시를 사랑한다. 하지만 방탕한 삶을 사는 자신이 그녀와 맺어질 수 없다며 체념한 그는 루시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이라도 감수하겠다고 맹세한다. 루시와 한동안 평화롭게 살아가던 찰스는 충직한 옛 하인 가벨이 처형당할 위험에 처했다며 보내온 편지를 읽은 후 그를 구하기 위해 혁명으로 혼란스러운 프랑스로 건너간다. 찰스는 망명 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혁명정부에 의해 체포되어 투옥되고 마는데……
이분법적 구조와 상징을 통해 포착한 격동하는 시대의 초상
디킨스가 연극배우로 활동하다 착상하게 된 이 소설에는 당시 그의 관심사가 두루 반영되어 있다. 저자 서문에서 밝혔듯이, 윌키 콜린스의 연극 〈얼어붙은 바다〉의 주인공 리처드 워두어(소설 속 시드니 카턴과 비슷한 인물) 역을 연기하던 중 이 소설의 주제를 처음 떠올린 것이다. 워두어의 심리 상태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 연기해낸 그는 북극을 배경으로 한 이 연극에서, 한 여자를 두 남자가 동시에 사랑하는 삼각관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기꺼이 희생한다는 설정을 소설로 가져온다. 아울러 영국의 역사가 토머스 칼라일의 『프랑스혁명사』(1837)를 탐독하고 깊이 감명받아, 이 역사서를 참고해 프랑스혁명을 구체적으로 형상화하면서 이야기를 발전시켜나간다. 그리고 자신이 창간한 주간 문예지 〈일 년 내내All the Year Round〉에 1859년 4월부터 『두 도시 이야기』를 매화 결정적인 순간에 이야기를 맺고 끊어 다음 화를 손꼽아 기다리게 하는 묘수를 발휘하며 연재해 인기를 모았고, 그해 12월 단행본으로 출간한다.
『두 도시 이야기』에서 특히 인상적인 것은, 제목에서부터 보듯 두 요소를 병렬하고 대비함으로써 극적 효과를 거둔다는 점이다. 우선, 민중의 억눌린 분노가 혁명으로 폭발하는 파리와 비교적 평온한 런던이 대비된다. 범죄가 만연하고 사형 집행이 잦아 불안한 분위기가 감돌긴 하지만, 혁명이 발발해 유혈 사태가 거듭되는 파리에 비하자면 런던은 주인공들에게 안전히 지낼 대피처 역할을 해준다. 나아가 착취당하며 헐벗고 굶주리는 평민과 특권을 누리며 사치와 향락에 빠진 귀족의 처지도 대비된다. 드파르주의 주점 앞에서 통이 깨져 포도주가 바닥에 쏟아지자 앞다투어 달려들어 포도주를 핥아먹을 정도로 배를 곯는 평민들과 초콜릿 마시는 일 하나에도 네 명의 시종을 거느리며 호사를 부리는 귀족 사이에는 엄청난 간극이 존재한다. 또한 바닥에 쏟아진 포도주는 훗날 학살이 빈발해 거리가 피로 물들 것임을, 가스파르의 아이가 에브레몽드 후작(찰스 다네이의 백부)의 마차에 치여 죽자 후작이 자기 말의 안위만을 신경쓰며 동전을 던져주는 장면을 통해서는 민중에게 쌓인 원한으로 인해 혁명이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음을 암시하기도 한다.
오랜 투옥생활로 트라우마를 안고 있는 아버지 마네트 박사의 회복을 돕고, 프랑스 귀족 집안 출신이지만 환멸을 느껴 영국으로 망명해온 찰스 다네이를 남편으로 받아들여 가정을 이루는 루시는, 따뜻하고 선한 마음으로 주위 사람을 묶어주는 ‘황금빛 실’ 같은 존재다. 이에 반해 남편 에르네스트와 함께 포도주 주점을 운영하는 테레즈 드파르주는, 끝부분에야 밝혀지는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가족을 잃고 복수심에 사로잡힌 냉혹한 인물이다. 그녀는 시종일관 뜨개질을 하면서 복수를 가할 자들의 명부를 치밀히 기록하고, 혁명 일선에서 활약하며 찰스 다네이 집안의 사람들을 가차없이 몰살하려 기도한다. 외모는 꼭 닮았으나 태도가 반듯하고 진취적인 찰스와는 다르게, 시드니 카턴은 능력 출중한 변호사이지만 술에 중독되어 희망 없이 되는대로 살아가는 인물이다. 이렇게 자포자기한 채로 살아가던 시드니이기에, 그가 루시를 사랑하게 되면서 회심하여 위기에 처한 찰스를 구하고자 숭고한 희생을 감행하는 장면은 더욱 극적이고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언제나 증오보다 훨씬 강하기 마련인 사랑의 힘으로”
폭력의 악순환을 경고하고 재생과 부활의 가능성을 제시한 고전
바스티유 감옥 습격으로 촉발된 프랑스혁명이 공포정치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폭력이 불붙어가는 장면도 몹시 강렬하게 묘사된다. 회전 숫돌로 칼을 갈아가며 무자비한 살육을 벌이고, 집단적으로 광기에 휩싸여 혁명 당시 유행한 ‘카르마뇰’ 춤을 추는 장면 묘사에서는 공포와 혐오감마저 느껴진다. 디킨스는 구제도의 압제가 워낙 격심했기에 반작용으로 폭력적인 양상을 띠는 혁명의 양면성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선을 보낸다. 폭정이 혁명을 낳고, 그 혁명이 다시 또다른 폭정을 낳는 비극적인 악순환이 일어날 위험이 있음을 일깨운 것이다. 지배받던 민중이 권력을 잡고 마구잡이로 사형을 선고하는 재판이 과연 정의로운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한다. 이렇듯 억압받는 민중에 대한 공감과 혁명의 폭력성에 대한 두려움을 동시에 담아낸 디킨스는, 당시 영국 사회의 구조적 폐단과 부조리가 혁명 같은 심각한 사태를 초래할 수 있음을 우회적으로 경고하는 한편, 마네트 일가를 돕는 은행원 자비스 로리와 충직한 하녀 프로스의 헌신, 특히 시드니의 희생을 통해 인간 본연의 사랑과 연대로 위기를 타개해나갈 역사적 가능성도 함께 살핀다.
치밀한 복선, 정교하고 극적인 서사, 지배층에 대한 신랄한 풍자, 눈물샘을 자극하는 멜로드라마 요소 등으로 대중에게 어필한 『두 도시 이야기』는 그치지 않는 재해석과 2차 창작의 대상으로서 해마다 새로운 독자를 불러모으고 있다. 20세기 초부터 영화와 드라마는 물론, 연극과 뮤지컬로 수차례 만들어졌을 뿐만 아니라, 영화 〈다크 나이트 라이즈〉(2012)에 직접적인 영감을 주었고, 2026년에는 BBC에서 4부작 미니시리즈로 제작된다는 소식이 알려져 기대를 모으고 있다. 격변기를 살아간 사람들의 운명을 생동감 넘치게 그려낸 이 소설은 진정한 정의란 무엇이고 인간으로서 추구해야 할 가치는 무엇인지, 오늘날 독자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건네며 변함없는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다.
최고의 시절이었고 최악의 시절이었다. 지혜의 시기였고 어리석음의 시기였다. 믿음의 시대였고 불신의 시대였다. 빛의 계절이었고 어둠의 계절이었다. 희망의 봄이었고 절망의 겨울이었다. 우리 앞에는 모든 것이 있었고 아무것도 없었다. 우리 모두가 천국으로 직행하고 있었고 또 그 반대편으로 직행하고 있었다. 요컨대 그 시대는 지금의 시대와 너무도 비슷했으며, 그 결과 그 시대의 가장 목소리 큰 권위자들 가운데 일부는 그 시대가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최상급의 묘사로만 이해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곰곰 생각해볼 놀라운 사실이 하나 있으니, 그것은 바로 모든 인간이 서로에게 심오한 비밀이자 수수께끼인 존재라는 사실이다. 밤에 대도시에 들어설 때면 엄숙하게 드는 생각이 하나 있으니, 그것은 바로 저 어둠 속에 무리 지어 서 있는 집들 하나하나가 모두 제 나름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 그 모든 집의 방 하나하나가 각기 제 나름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으며 거기 사는 수십만 명의 가슴속에서 뛰는 심장도 하나같이 각자 품고 있는 생각의 어떤 부분에서는 가장 가까운 심장에게조차 하나의 비밀스러운 존재라는 사실이다! 두려움, 심지어 죽음 그 자체도 얼마간은 이런 불가해성과 관련이 있다.
햇살에 잠시 쫓겨났던 구름이 이제 생탕투안의 성스러운 거리 전체를 뒤덮었다. 어둠이 무겁게 깔린 구름이었다. 추위, 더러움, 질병, 무지, 궁핍이 이 성스러운 지역을 섬기는 훌륭한 대신들이었다. 하나같이 막강한 권력을 지닌 귀족들이었는데, 그중에서도 마지막의 궁핍이 특히 그러했다. 맷돌—늙은이를 갈아 젊게 만들어준다는 전설 속의 맷돌은 분명 아니었다—에 갈리고 또 갈리는 끔찍한 고난을 겪은 사람들의 표본이 거리 구석마다 떨고, 문간마다 드나들고, 창가마다 내다보았고, 옷의 흔적만 남은 누더기가 바람에 나부끼며 파닥거렸다. 그들을 갈아 으깨는 맷돌은 젊은이를 늙은이로 만드는 맷돌이었다. 아이들의 얼굴은 늙었고 목소리는 엄숙했다. 아이들과 어른들의 얼굴에 세월의 고랑으로 깊이 새겨져 있고 또 날마다 새로 그어지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굶주림’이라는 표지였다. 그것은 도처에 가득 퍼져 있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찰스 디킨스
세계인에게 셰익스피어와 더불어 영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작가로 기억된다. 두 작가의 인기는 시대와 계급을 망라하며 세계적이라는 점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디킨스는 마치 현대의 할리우드 최고 스타가 누리는 것 같은 대중적 인기를 소설가로서 누렸고, 현대 주요 일간지가 사회 현안에 미치는 영향만큼이나 그의 의견은 사회에 큰 영향을 미쳤다. 디킨스의 탁월성은 대중성과 사회 현안에 대한 성찰에 있다.디킨스의 대중성은 어린 시절의 경험에 기인한다. 말단 공무원이었던 그의 아버지는 낙천적 성격으로 돈의 씀씀이가 커서 항상 빚을 졌다. 어린 시절 그는 매번 더 낙후된 곳으로 이사를 다녔고 급기야 열한 살 때에는 아버지가 채무자 감옥(Debt Prison)에 수감되어 온 가족이 아버지와 함께 감옥에서 1년가량 생활하게 된다. 장남인 그는 학업을 중단하게 되고 구두약 공장에 보내진다. 소설을 즐겨 읽고 꿈 많던 소년 디킨스는 공부할 기회를 박탈당한 채 가난한 아이들 틈에 끼어 일해야 하는 상황에 깊이 상처를 입었다.디킨스에게 심리적 상처를 남긴 이 경험은, 그러나 작가로서는 유익한 경험이었다. 당시의 산업혁명 시대에는 열 살도 채 안 된 수많은 어린이들이 산업 현장으로 내몰렸다. 가장 역할을 하면서 학대받고 방치된 어린이들의 고통에 특히 민감했던 디킨스의 작품에는 이러한 아이들이 많이 등장한다. 런던의 영세민 속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디킨스는 소설사상 처음으로 도시의 빈민들을 소설 속에 등장시킨다. 어린 시절 경험은 도시 빈민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킴으로써 사회 계급 전체가 예술적 위엄을 부여받는 예술상의 민주화 작업을 이루는 토대가 된다.디킨스의 삶은 인간의 열정과 에너지가 얼마나 지대할 수 있는지, 빅토리아 시대에 나타난 새로운 모토라 할 수 있는 자수성가를 얼마나 훌륭히 성취했는지를 보여 준다. 열다섯 살까지만 학교교육을 받은 그가 처음 가진 직업은 법률 사무소의 서기였다. 그는 사무소에서 온갖 잔심부름을 하면서 속기술을 익혀 신문사 기자가 된다. 고등법원과 의회에 출입하는 기자였던 그는 통찰력 있는 시각과 빼어난 문장력을 습득하게 된다. 스물네 살 때부터 자신이 편집위원으로 있는 잡지에 <픽윅 문서>를 삽화와 함께 기고한다. 중년 신사 픽윅이 영국을 여행하며 겪는 모험과 인정 넘치는 사건들로 이루어진 이 소설은 픽윅을 일약 영국 국민이 사랑하는 인물로 만들었다. 디킨스는 같은 시기에 ≪올리버 트위스트≫를 써서 올리버를 온 국민이 사랑하고 돌보아 주고 싶은 어린이로 만들었다. 그 후 디킨스는 생애 마지막까지 평균 2년에 장편소설 한 권을 써내는 괴력을 발휘한다. 대표작으로는 ≪크리스마스 캐럴≫, ≪위대한 유산≫, ≪데이비드 코퍼필드≫, ≪두 도시 이야기≫, ≪황폐한 집≫, ≪리틀 도릿≫이 있다.
목차
저자 서문 _9
^^1권 되살아나다^^
1장 시대 _13
2장 우편마차 _18
3장 밤의 그림자 _28
4장 준비 _136
5장 포도주 주점 _156
6장 구두장이 _174
^^2권 황금빛 실^^
1장 오 년 후 _195
2장 구경거리 _106
3장 실망 _118
4장 축하 _140
5장 자칼 _151
6장 수백 명의 사람 _162
7장 도시의 귀족 나리 _183
8장 시골의 귀족 나리 _198
9장 고르곤의 머리 _207
10장 두 가지 약속 _226
11장 대조적인 장면 _240
12장 섬세한 친구 _247
13장 섬세하지 못한 친구 _259
14장 정직한 장사꾼 _268
15장 뜨개질 _286
16장 계속되는 뜨개질 _305
17장 어느 밤 _324
18장 아흐레 _333
19장 의견 _344
20장 간청 _357
21장 메아리치는 발소리들 _364
22장 바다는 여전히 끓어오르고 _383
23장 불길이 치솟다 _392
24장 자석 바위에 이끌려 _404
^^3권 폭풍의 진로^^
1장 독방에 갇히다 _427
2장 회전 숫돌 _447
3장 그림자 _458
4장 폭풍 속의 고요 _467
5장 톱장이 _476
6장 승리 _487
7장 문 두드리는 소리 _498
8장 카드의 패 _507
9장 게임판이 벌어지다 _529
10장 그림자의 실체 _551
11장 해질 무렵 _575
12장 어둠 _583
13장 쉰두 명 _598
14장 뜨개질이 끝나다 _618
15장 발소리가 영원히 사라지다 _639
^^해설 | 프랑스혁명과 디킨스의 역사적 상상력 _651
^^찰스 디킨스 연보^^ _6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