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기울어가던 전후 일본, 그 속에서도
“태양처럼 살아가겠다”는 한 여성의 희망과 투지 20세기 일본 근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다자이 오사무의 삶은 한 편의 영화보다 더 흥미롭다. 부잣집 아들로 태어났지만 바쁜 아버지와 병약한 어머니 대신 이모와 유모의 손에 길러진 어린 시절, 명문 대학교에 입학하지만 졸업하지 못하고 중퇴, 술과 마약과 연애로 보낸 청춘, 소설가로 성공해 ‘천재 작가’이자 ‘일본 젊은이들의 우상’이 되었던 사람……. 그의 죽음은 더욱 드라마틱하다.20세 때 처음으로 자살을 시도한 그는 일생 동안 네 번의 자살 미수를 거쳐 마지막 다섯 번째 자살 시도의 성공으로 세상을 떠났다. 1948년 6월 13일, 불륜 관계였던 여자와 함께 강물에 몸을 던진 것이었다. 며칠 뒤 서로의 몸이 묶인 두 사람이 발견되었다. 6월 19일, 이날은 다자이 오사무의 마흔 번째 생일이었다.
『사양』은 전후 일본사회의 어두운 분위기와 다자이 삶의 많은 부분이 투영된 소설이다. 그러나 자살로 마감한 그의 삶과는 대조적으로, 이 작품에서는 ‘태양처럼 살아가겠다’는 투지 가득한 한 여성을 내세움으로써, 오히려 삶의 희망을 이야기한다.다자이는 생전 기성 문학 전반에 비판적이었던 ‘무뢰파(無賴派)’의 선두주자로 활동하였다. 반권위ㆍ반도덕을 내세우며 세상의 일반적 생각이나 생활 방식에 반대하는 무뢰파의 모습은 전후 허무주의가 팽배하던 분위기 속에 많은 이들의 지지를 얻었다. 그 중심에 있던 다자이 오사무에 대해 문학평론가 오쿠노 다케오가 “그는 특별한 존재였다. 우리의 존재 근거를, 살아갈 이유를, 다자이의 문학에 걸었다.”고 말했을 정도로 다자이에 대한 사람들의 열광은 대단했다.
20세기 일본 근대문학의 대표 작가 다자이 오사무,
그의 문학의 출발점이며 완성작 『사양』일본의 패전 후 모든 가치관이 흔들리는 세상, 너도 나도 불량해져버린 시대에 『사양』(1947년)은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초판 발행 부수만 1만 부, 2판 5천 부, 3판 5천 부, 4판 1만 부를 거듭하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몰락해가는 상류계급 사람들을 가리키는 ‘사양족’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고, 일본국어사전에 ‘몰락’이라는 의미를 더할 정도로 영향력이 있었다. 다자이 오사무의 생가인 기념관은 이 소설의 제목을 따서 ‘사양관’이라 이름 붙여지기도 했다.
시대가 바뀌었음에도 ‘일본 최후의 귀부인’으로 살아가는 어머니, 민중이 되고 싶었으나 되지 못하고 마약과 술에 절어 사는 남동생 나오지, ‘인간은 사랑과 혁명을 위해 태어난 것’이라고 확신하며 새로운 삶을 모색하는 나 가즈코, 그리고 내가 비밀리에 사랑하는 무책임한 작가 우에하라. 『사양』은 전후를 살아가는 네 인물에 다자이 오사무가 자신을 투영시켜 그려낸 작품이다.
“모든 것을 다 잃었다.
그러나 바로 그 지점에서 싹을 틔우는, 오묘한 생이여!”요즘 같은 시대에도 미혼모로 살아가는 것은 여러 모로 녹록지 않다. 약 80여 년 전, 이혼녀에 유부남의 아이까지 임신한 주인공의 삶은 어떠할 것인가. 그러나 그녀는 절망적 상황에도 용기를 잃지 않는다. 인간은 사랑과 혁명을 위해 태어난 것이라 확신하고 싶다고, “낡은 도덕과 끝까지 싸우면서 태양처럼 살아갈 생각”이라고 말한다. 『사양』, 저녁 무렵의 햇빛(석양)을 일컫는 제목과는 다르게 이렇게 소설에는 희망적 메시지가 담겨 있다. 당당하고 꿋꿋한 여주인공의 목소리는 작가의 페미니스트적 면모를 엿보게 만든다.
『사양』은 다자이 오사무의 자서전이자 유서와도 같은 작품이다. 그의 삶은 한 편의 영화보다 더 흥미롭다. 부잣집 아들로 태어났지만 바쁜 아버지와 병약한 어머니 대신 이모와 유모의 손에 길러진 어린 시절, 명문 대학교에 입학하지만 졸업하지 못하고 중퇴, 술과 마약과 연애로 보낸 청춘, 소설가로 성공해 ‘천재 작가’이자 ‘일본 젊은이들의 우상’이 되었던 사람…….
다자이는 생전, 기성 문학 전반에 비판적이었던 ‘무뢰파(無頼派)’의 선두주자로 활동하였다. 반권위ㆍ반도덕을 내세우며 세상의 일반적 생각이나 생활 방식에 반대하는 무뢰파의 모습은 전후 허무주의가 팽배하던 분위기 속에 많은 이들의 지지를 얻었다. 그 중심에 있던 다자이 오사무에 대해 문학평론가 오쿠노 다케오는 “그는 특별한 존재였다. 우리의 존재 근거를, 살아갈 이유를, 다자이의 문학에 걸었다”고 말할 정도로, 다자이에 대한 사람들의 열광은 대단했다.
간결하고 함축적인 대사, 정원의 나뭇가지에 늘어져 있는 뱀들, 뱀알, 춥고 어두운 산장의 풍경, 자신의 생명을 몰아붙이는 퇴폐적인 작가, 여려 보이는 듯하나 내면에 강한 역설을 품고 세상 밖으로 성큼 나서는 여자 주인공 나오지 등, 『사양』은 늦은 오후의 빛 속에 더욱 오롯이 존재를 드러내는 사람과 사물을 잘 표현하고 있다.
역자는 쉼표와 행갈이 등을 원문에 충실하게 옮겼을 뿐만 아니라, 다자이 오사무 관련 방송 프로그램, 책, 영화 등을 참고하면서 깊이 있는 번역을 선보이고 있다.

“어머니, 나 말이지, 얼마 전에 생각한 건데, 인간이 다른 동물과 전혀 다른 점은 뭘까, 말도 지혜도, 사고도, 사회 질서도, 각각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다른 동물들도 모두 가지고 있잖아? 신앙을 가지고 있을지도 몰라.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고 으스대지만, 다른 동물과의 본질적인 차이가 없는 것 같잖아? 그런데, 어머니, 단 하나 있어. 모르시겠죠. 다른 생물에게는 절대로 없고, 인간에게만 있는 것. 그건 말이지, 비밀, 이라는 거야. 어때?”
불량하지 않은 인간이 있을까.
따분한 느낌.
돈이 필요하다.
아니면,
자면서의 자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