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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통역사
푸른숲 | 부모님 | 2026.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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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어린 시절 덴마크로 입양되었던 한 여성이 원가족을 만나기 위해 한국에 방문한다. 그는 한국어를 하지 못하고 가족들은 덴마크어를 하지 못하기에, 이들은 그와 함께 한국에 온 통역사에게 의지하는 수밖에 없다. 수년간 만남이 이어지며 그와 가족, 그리고 통역사 사이의 정은 깊어만 가는데. 그는 문득 통역사와의 관계를 가족에게 밝히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딸이라는 이유로 과거 한 차례 가족과 분리되어야 했던 그가, 언니들의 남편과 조카들에게는 존재 자체가 비밀인 그가 자신이 레즈비언이며 통역사와는 동성 연인 관계임을 밝힐 때 가족은 지금처럼 만남을 이어가려 할까? 이들의 관계는 어떻게 ‘말해질’ 수 있을까?

덴마크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 ‘몬타나상’ 수상작이자 북유럽에서 가장 훌륭한 퀴어 문학 작품에 수여하는 ‘프리즈마 문학상’ 수상작인 《나의 통역사》가 푸른숲에서 출간되었다. 전작 《그 여자는 화가 난다》에서 국가 간 입양과 이를 용인하는 사회 구조를 뜨거운 시적 언어로 비판하며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선보인 리 랑그바드는 《나의 통역사》를 통해 몬타나상 심사위원단으로부터 “소설이라는 장르를 갱신했다”라는 평을 받았다. 대사와 지문, ‘공백’이라는 문학적 장치를 통해 인물 간 대화를 직접 구현하며, 혈연으로 맺어졌음에도 통역 없이는 소통할 수 없는 현실을 담담하면서도 슬프게 그려냈다.

언어의 장벽, 문화 차이, 세대 간 격차로 드러나는 인물들의 간극과 소통의 공백은 “트라우마를 넘어 서로를 포기하지 않고 관계를 회복하고 치유하는 이야기”로 나아간다. 디아스포라, 퀴어, 가족, 사랑, 동시대 페미니즘 이슈와 소통, 언어의 문제를 섬세하게 그려내는 이 작품은 리 랑그바드 문학의 정수다.

  출판사 리뷰

덴마크 최고 문학상 ‘몬타나상’ 수상작
프리즈마 문학상 ‘2024 최고의 북유럽 문학 작품’ 선정작

“디아스포라의 영토 안에서 자신만의 언어를 발견해나가는
서글프고 완강한 투쟁.” _소설가 김혜진(《딸에 대하여》)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무언가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책.”
_문학평론가 전승민(《퀴어 (포)에티카》)


“나는 우리 가족의 역사에서 지워진 사람이야.
그래서 내 이야기를 직접 써야 해.”
디아스포라·퀴어 문학의 정점 리 랑그바드의 대표작

소외된 존재를 포착하고 그 자리를 만들어주는 것은 문학이 오래도록 붙잡아온 역할이다. 한국의 역사적 상흔을 경험한 재일조선인이나 이민자 1~3세대, 탈북민 등 다양한 디아스포라 서사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주목받은 것도 그 연장선에 있다. 《나의 통역사》는 그중 상대적으로 공백으로 남아 있는 해외입양인 여성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어린 시절 덴마크로 입양된 주인공이 원가족을 만나기 위해 수년간 한국을 방문한다. 친부모의 언어를 말할 수도, 알아들을 수도 없는 그는 함께 한국에 온 한국계 덴마크인 통역사에게 의지하며 가족과 만남을 이어나간다. ‘어느 삼계탕집’에서 ‘어느 피자헛’으로, ‘큰언니 집’에서 ‘부모님 댁’으로 장소가 전환되며 이어지는 대화는 이방인의 시선 속 ‘동시대 한국’이라는 배경 위에서 섬세하게 펼쳐진다.
전작《그 여자는 화가 난다》를 통해 입양인이자 퀴어라는 이중의 소수성을 다룬 바 있는 작가 리 랑그바드는 《나의 통역사》에서 이를 한층 날카롭게 그려내며 “입양인이나 퀴어로 살아가는 문제를 다룰 때 가장 뛰어난 ‘번역자’”라는 호평을 받았다. 수년간 만남을 이어왔지만 여전히 통역 없이는 소통이 불가능하고, 말해지는 것보다 숨기는 것이 더욱 많은 가족과의 대화. 주인공은 회의감과 함께 문득 자신이 레즈비언이며 통역사는 여자친구임을 밝히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하지만 딸이라는 이유로 타국으로 입양되었던 그녀가, 언니들의 남편과 조카들에게는 여전히 존재하지 않는 사람인 그녀가 이 비밀을 말할 때, 가족들은 만남을 지속하려 할까?
작가의 자전적 요소가 강한 이 소설은 가족, 언어, 문화를 잃었지만 자신의 뿌리와 다시 연결되고자 하는 주인공의 여정과 그 내면의 분투를 아프지만 따뜻하게 그려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고 싶다는 욕망과 내쳐질지 모른다는 불안을 교차시키며, 소설은 입양인이자 퀴어라는 특수한 경험을 보편의 감각으로까지 열어놓는다. 자신의 존재를 끊임없이 통역하고 해명해야 했던 이들의 마음에 오래도록 남을 소설이다.

“그 말은 내가 통역하지 않을게.”
대사와 공백으로 빚어내는
연결과 단절이라는 문학적 경험

《나의 통역사》에는 인물 간 대화가 대사와 지문으로 직접적으로 구현되어 있다. 장황한 설명이나 불필요한 묘사는 없다. 쉽고 빠르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동시에, 특정한 순간에 오래 머물게 되는 소설이기도 하다. 재미와 여운 때문이기도 하지만, 언어의 장벽에서 오는 깊은 슬픔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임에도 통역되기 전까지는 아주 사소한 말도 나눌 수 없다. 표정, 행동, 어조 같은 비언어적 소통을 동원해도 마찬가지다. 리 랑그바드는 한국어라는 미지의 공간을 ‘공백’으로 남겨두며, 언어의 장벽뿐 아니라 감정적인 거리감마저 고스란히 드러낸다. 이 거리감을 일시적으로 완화해주는 것이 바로 통역사다.
문학평론가 전승민은 통역사를 “당신과 세계를 동시에 경험하고 공유하는 특별한 반려자”라고 표현했다. 한국계 덴마크인이자 그의 여자친구인 통역사는 언어를 변환해주며 가족의 연결고리가 되어준다. 그뿐 아니라 관계에서 오가는 말을 조율하고, 대화 중 흐르는 감정을 함께 공유한다. ‘나’-통역사-가족이라는 흥미로운 삼각 구도에서 언뜻 중립적으로 보이지만, 주인공에게 세계를 받아들이는 틀을 제공하고 그들 관계로부터 영향을 받기도 한다. 이는 주인공이 친부를 내내 북한 출신으로 알아왔으나 그가 죽은 후에야 이것이 통역의 오류로 인한 오해였음을 알게 되는 장면이나, 통역사가 가족의 반응을 두려워하며 주인공의 커밍아웃을 통역하지 않겠다고 거부하는 장면 등을 통해 분명하게 나타난다.
이로써 그간 언어에 덧씌워져 있던 환상이 벗겨진다. 언어가 나를 설명하고 상대를 알아가게 하며 우리를 연결시키리라는 환상. 《나의 통역사》는 언어가 만들어내는 단절, 그리고 통역할 수 없는 감정을 행간에서 은근하게 드러내며 때로는 침묵이 언어보다 더욱 무겁고 진실하다는 사실을 내비친다.

“트라우마를 넘어
서로를 포기하지 않고
관계를 회복하고 치유하는 이야기”

시와 소설을 비롯한 여러 예술 형식을 가로지르며 입양, 퀴어, 인종차별에 대해 이야기해온 리 랑그바드는 《나의 통역사》에서 마침내 기존 언어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언어를 구축해냈다. 바로 ‘침묵의 언어’다. 작품의 주인공처럼 한국에서 태어났으나 어린 시절 덴마크로 입양된 그는 덴마크어, 영어, 한국어로 이 작품을 쓰려 했으나 실패했다. 두 개의 가족, 문화, 역사를 안고 있음에도 이중언어 사용자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의 원래 언어, 우리 자신의 입양 서류, 그리고 우리가 왜 입양됐는지에 대한 진실”이라는 ‘공백’을 이야기하기 위해 그는 기존의 방식을 버리고 “디아스포라에 사는 우리 모두를 위한 언어”, 침묵의 언어로 이 작품을 써 내려갔다. 이는 《딸에 대하여》 작가 김혜진이 추천사에서 말하듯 “디아스포라의 영토 안에서 자신만의 언어를 발견해나가는 서글프고 완강한 투쟁”이다.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시도, 닿을 수 없는 것에 닿고자 하는 이 시도는 작품 속 주인공과도 겹쳐진다. 그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하고자 한다. 어렸을 적 이별했으나 재회하게 된 자신의 존재를 언니들이 왜 남편과 조카들에게 알리지 않는지, 어째서 자신을 입양 보내게 했던 가부장적인 구조가 지금까지 반복되는지, 왜 어떤 말은 할 수 있고 어떤 말은 할 수 없는지. 문학평론가 전승민은 “사랑이란 (중략) 온전히 이해하는 일이 불가능에 가까운 당신의 세계를 기어코 알고자 하는 열망의 몸짓”임을 짚으며 주인공의 여정을 ‘사랑’으로 해석해낸다.
한국전쟁을 경험한 부모 세대와 그들의 딸들, 그리고 조카로 이어지는 가족 3대와 해외입양인 여성 ‘나’의 재결합을 그린 이 소설에서 인물들의 간극은 결코 좁혀지지 않는다. 다만 리 랑그바드는 결말을 희망의 방향으로 열어놓는다. 《나의 통역사》는 “언어의 장벽, 문화적 차이, 세대 간 격차, 그리고 트라우마를 넘어 서로를 포기하지 않고 회복하고 치유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저는 우리 사이에 존재하는 빈 공간, 언어의 장벽을 세 가지 언어로 글을 씀으로써 극복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실패로 끝났습니다. 그래서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말하자면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내야 했던 것입니다. 바로 침묵의 언어, 디아스포라에 사는 우리 모두를 위한 언어입니다.
- 「한국 독자에게」에서

나는 말한다: 긴장돼?
내 통역사가 말한다: 응, 조금. 마치 너희 부모님께 인사하러 온 자리 같아서 말이야.
나는 말한다: 어떤 면에서는 그렇다고도 할 수 있지.
내 통역사가 말한다: 너무 어색하지만 않았으면 좋겠어.
나는 말한다: 잘될 거야. 나는 내 삶의 바로 그 부분을 그분들 앞에서 숨기는 데 익숙하거든.
- 「2018 _서울의 어느 삼계탕집에서」에서

내 통역사가 말한다: 다시 오게 되면 꼭 연락하라고 하셔.
나는 말한다: 그럴 거야.
내 통역사가 말한다: .
어머니가 말한다: .
내 통역사가 미소 짓는다.
나는 말한다: 어머니가 네게 뭐라고 하셨어?
내 통역사가 말한다: 내게 함께 와줘서 고맙다고 하셨어.
- 「2018 _부모님 댁에서」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리 랑그바드
코펜하겐에 거주하는 작가이자 번역가. 1980년 대한민국 서울에서 태어나 생후 2개월에 덴마크로 입양됐다. 2003년에 덴마크창작문학아카데미를 졸업했으며, 덴마크 문학잡지 〈바나나 스플릿(Banana Split)〉과 북유럽 문학잡지 〈크리티커(Kritiker)〉의 공동 편집자로 활동했다.2006년에 입양, 민족주의, 인종차별을 격렬하게 비판하는 개념시 모음집 《덴마크인 홀게르 씨를 찾아라(Find Holger Danske)》를 출간하며 작가로 데뷔했다. 이 작품으로 덴마크에서 가장 권위 있는 데뷔문학상 보딜-외르겐뭉크크리스텐센상을 수상했다.2007년부터 2010년까지 서울에 거주하며 생물학적 가족과 재회했다. 이 기간에 국가 간 입양에 비판적인 입양인 커뮤니티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며 《그 여자는 화가 난다》를 집필하기 시작했다. 2014년 덴마크 출간 당시 국가 간 입양을 비판한 유일한 책으로, 덴마크뿐만 아니라 스웨덴에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독일어, 영어, 한국어 도서를 덴마크어로 번역하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김혜순의 시집 《죽음의 자서전(Autobiography of Death)》을 공동 번역했다. 덴마크, 스웨덴, 한국의 다양한 예술인과 함께 비디오예술, 행위예술, 연극, 영화, 음악 등 여러 방면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나의 통역사》는 덴마크 몬타나 문학상과 덴마크아카데미 오토 겔스테드 기념문학상을 수상했으며, 프리즈마 문학상에서 2024년 최고의 북유럽 문학 작품으로 선정됐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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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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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어느 삼계탕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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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언니 집에서

감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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