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실패할 때마다 다시 시작했던 사람의 시간을 담담하게 기록한다. 책에는 어머니의 헌신, 장애를 견디며 기술을 익힌 시간, 함께했던 동료들, 그리고 오늘까지 공장을 지켜온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은 ‘어떻게 성공했는가’보다 ‘어떻게 끝내 사라지지 않았는가’를 이야기한다. 급격한 산업화와 경제 성장을 온몸으로 통과했던 대한민국 산업세대의 삶을 한 개인의 경험으로 증언하는 이 기록은, 오늘을 살아가는 독자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전한다.
출판사 리뷰
배움은 늦었지만 삶은 멈추지 않았다
초졸이 학력의 전부였던 소년,
검정고시로 대학원까지…
70년 인생을 살아낸 한 인간의 기록
이 책은 작가의 성공담이 아니다. 학교에 갈 수 없었던 소년이 생계를 위해 노동 현장으로 내몰리고, 장애를 얻고, 수십 번의 공장 이전과 IMF를 견디며 끝내 자신의 기술과 삶을 지켜낸 한 인간의 기록이다.
전남 고흥의 가난한 농어촌 마을에서 태어난 저자는 초등학교 학생회장을 지냈지만 집안 형편 때문에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했다. 어린 나이에 저수지 공사에 동원됐다가 고관절을 크게 다쳐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가게 되었고, 열여섯 살에 서울로 올라와 기타줄 공장, 간판집, 중국집 배달 등 밑바닥 노동을 전전했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특장차 제작 기술을 배우며 현장에서 실력을 쌓았고, 야간에는 검정고시를 준비해 고등학교와 대학 입학 자격을 취득했다. 이후 방송통신대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산업공학 석사학위까지 받았다.
사업 역시 순탄하지 않았다. 공장을 수없이 옮겨야 했고, 사고와 사기, IMF 외환위기를 겪으며 여러 차례 폐업 위기를 맞았다. 그럼에도 그는 다시 일어섰고, 정부조달시장 진출과 품질인증을 통해 회사를 안정시키며 현재까지 특장차 제작 현장을 지키고 있다.
이 책은 실패할 때마다 다시 시작했던 사람의 시간을 담담하게 기록한다. 책에는 어머니의 헌신, 장애를 견디며 기술을 익힌 시간, 함께했던 동료들, 그리고 오늘까지 공장을 지켜온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은 ‘어떻게 성공했는가’보다 ‘어떻게 끝내 사라지지 않았는가’를 이야기한다. 급격한 산업화와 경제 성장을 온몸으로 통과했던 대한민국 산업세대의 삶을 한 개인의 경험으로 증언하는 이 기록은, 오늘을 살아가는 독자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전한다.
열여섯 살이 되던 해, 설을 쇠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제 서울로 취직하러 가겠다고 했더니 집에서 부모님이 완강하게 반대를 하셨다. 다리도 완쾌되지 않은 상태에서 서울에 간다니 걱정이 매우 크신 듯했다. 하지만 나는 더 이상 이런 식으로 시간을 보낼 수 없었고, 친구들이 학교 다니는 모습을 보기가 너무 고역이라서 하루빨리 직장 생활을 시작하고 학업을 이어가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부모님을 겨우 설득해 여비만 챙겨서 순천으로 갔다. 순천에 있는 대흥이 형 집에서 하루를 보냈다. 그런데 형도 완쾌하고 서울로 가라면서 나의 서울행을 말렸다. 그래서 형이 출근한 사이 서울행 야간 완행열차를 탔다. 서울에는 대윤이 형이 살고 있었기 때문에 일단 출발한 것이다. 나는 영등포역에 도착한 후 형을 만났다. 새벽에 도착한지라 너무 춥고 배도 고팠다. 도착한 곳은 오목교 근처였는데 뚝방촌에 판잣집들이 즐비했고 그곳에서 가내공업을 하는 공장 내에 기거한 것 같다.
중국집 배달부 생활을 한 지도 6개월이 지나가고 있었다. 그쯤되니 골목 구석구석 배달을 얼마나 많이 다녀는지 종로 바닥에 모르는 곳이 없었다. 추석 명절이 돼도 시골에 내려가지는 못했다. 내려갈 차비가 넉넉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중국집에서 지냈다. 그
러면서 다짐했던 것은 이곳은 인생의 한 페이지로 남기고 싶을 뿐 주방에서 요리를 배울 생각은 없다는 것이었다. 나는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싶었다.
그해 겨울, 고향 동네에 사는 우성이 형, 기주 삼촌이 다니는 성수동의 한 공업사에 나와 친했던 삼성이와 중환이도 이곳에 취직한다는 소리를 듣고 나도 중국집에서 나오게 되었다. 내가 그만두겠다고 하자 중국집 여사장이 월급을 더 줄 테니 조금만 더 근무하
라고 잡았다. 하지만 당시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싶은 마음이 컸기에 죄송하다고 말하고는 그길로 중국집을 나왔다.
군생활 10개월여 만에 나는 제대를 하게 되었다. 처음부터 무리인 줄 알면서도 지병을 숨기고 입대한 나도 문제였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현역 군생활을 경험하고 후반기 교육도 받아 보고 자대생활을 짧게라도 두루두루 경험해 봐서 어디 가서도 군생활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된 것이 좋았다. 당시에는 방위를 간다는 사실이 너무 싫었다. 나의 선택에 후회는 없다. 다만 끝까지 군생활을 하지 못하고 중간에 전역한 것이 못내 아쉽고 안타까울 뿐이다.
다행히 우리 가족은 5형제 모두 군현역병으로 모두 입대한, 주위에서 보기 드문 가족인 것은 확실하다. 나는 그 사실이 자랑스럽다. 이때도 마음만 먹으면 군에 안 가려고 돈을 써서 일부러 허위 진단서를 떼서 군 면제를 받거나 방위로 빠지는 사람이 많을 때였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어떻게 그 몸으로 훈련이고 구보고 사역이고를 했는지 놀랍긴 하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강대만
1956년 전남 고흥군에서 태어났다. 열여덟 살에 특장차 업체에 처음 입사해 스물여덟 젊은 나이에 <예진특장차>를 창업한 뒤 40년 간 한길을 걸어왔다. 어려운 집안 사정으로 초등학교밖에 나오지 못했지만 스무 살이 넘어 주경야독으로 고입, 대입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대학, 대학원까지 진학해 공학 석사를 취득했다. 회사가 안정세에 들어서자 정부 입찰 참여를 시작해 수많은 특수제품을 정부에 납품했다. 오랜 노력 끝에 품질인증업체 ISO를 취득하고, 업체 근속 연수 최다 기록을 세우는 등 대한민국 특장업계 대표주자이자 특장 역사의 산증인이다.
목차
1장 여기서 끝낼 수는 없었다
고단했던 어린 시절 14
중학교에 갈 수 없다고요? 17
기막힌 사고 19
평생을 따라다닌 장애를 입다 21
그럼에도 서울로 22
기술이 필요해 23
중국집 배달부로 27
드디어 소년공이 되다 29
소년공이 내 길이구나 34
일 잘하는 의리남 36
사망사고? 나에겐 천직 40
다시 공부 43
사나이는 군대를 가야지 46
군에서도 트럭은 내 운명 52
짧은 군 생활 57
나는 내가 자랑스럽다 60
2장 기술을 놓지 않은 시간들
주경야독의 나날들 66
안정된 직장이 있을까 70
20대에 도전한 사업 75
여섯 번의 공장 이전 79
믿었던 사람에게 사기를 당하고 83
연이은 불행 87
군부대 납품으로 활로를 열다 89
‘가다서’ 감독관과의 악연 94
또 한 번의 사기 97
정문에 쇠말뚝 102
김포에 뿌리를 내린 나의 공장 107
예진특장기업이 걸어온 길 109
3장 나를 붙잡아준 사람들
어머니와 설날의 추억 118
둘째 형의 죽음 122
친구들과 유년 시절 125
아버지와 술 126
한국야쿠르트 사람들 127
롯데제과와의 인연 130
남양(오성그린) 이회장님 133
컨테이너로 맺어진 신성건설과의 인연 135
소중한 나의 친구 이대령 138
건양건설 사건으로 만난 허청장님 142
4장 나는 포기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공부만 할 수 있다면 150
한 가정의 가장으로 165
하나님을 만나다 178
나의 사랑 나의 결혼 183
사업의 시련과 고비 193
부록 203
인생 연대표 217
에필로그 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