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시에시선 108권. 하엘라 시인의 첫 시집 『어머니의 눈부신 바다』가 ‘시와에세이’에서 출간되었다. 하엘라 시인의 시는 문명 이전의 세계를 향한 깊은 그리움에서 출발한다. 빠르게 소비되고 욕망이 앞서는 시대 속에서, 시인은 자연과 본질의 자리로 우리를 조용히 이끈다.
그리움은 이 시집의 가장 깊은 정서다. 근원적인 것들, 잃어버린 순수, 인간다움의 본래 자리로 향하려는 마음이 시편 곳곳에 스며 있다. 때로는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이들을 ‘신선’의 경지로 바라보며, 삶이 지녀야 할 방향을 은유적으로 제시하기도 한다. 하엘라 시인의 시는 묻는다. 우리는 지금 어디를 향해 살아가고 있는가. 그리고 무엇을 잃은 채 너무 멀리 와버린 것은 아닌가. 이번 시집은 본질을 잃어버린 시대, 자연과 인간의 근원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출판사 리뷰
자연과 인간의 근원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시
하엘라 시인의 첫 시집 『어머니의 눈부신 바다』가 ‘詩와에세이’에서 출간되었다. 하엘라 시인의 시는 문명 이전의 세계를 향한 깊은 그리움에서 출발한다. 빠르게 소비되고 욕망이 앞서는 시대 속에서, 시인은 자연과 본질의 자리로 우리를 조용히 이끈다.
그리움은 이 시집의 가장 깊은 정서다. 근원적인 것들, 잃어버린 순수, 인간다움의 본래 자리로 향하려는 마음이 시편 곳곳에 스며 있다. 때로는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이들을 ‘신선’의 경지로 바라보며, 삶이 지녀야 할 방향을 은유적으로 제시하기도 한다. 하엘라 시인의 시는 묻는다. 우리는 지금 어디를 향해 살아가고 있는가. 그리고 무엇을 잃은 채 너무 멀리 와버린 것은 아닌가. 이번 시집은 본질을 잃어버린 시대, 자연과 인간의 근원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빗소리가
요란한 폰 울림 속으로
지워져 간다
어머니의 우산 아래서
커다란 눈물방울이
뚝뚝 지고 있다
꿈을 삭제한 하루
비가 하루 종일
어머니를 먹고 있다
―「비가 하루 종일 어머니를 먹는다」 전문
잠시 하얀 평면으로 켜켜이 누워 있다
쌀가루가 지천으로
만나가 되는 들판에서
잠시 높낮이를 지운 지평선이 하나가 되고
색이 빠져나간 빛의 마법
어머니는
대나무 소쿠리에
둥글게 말린 나일론 실타래를
풀었다 감기를 반복한다
쉐에 쉐에
품어대는 하얀 입김을 통과하면
조끼가 되고 쉐타로 변신하는
무늬로 황홀해진다
처마 끝 고드름을 깨물며
투명한 얼음 칼을 휘두르던
아이의 쉐타가 완성돼 간다
한쪽 소매가
바람 타고 헐렁해져도 좋다
어머니의 시간이 밝히던 손등
힘줄이 부르트도록 애쓴 노고
문틈을 비집고 들어오던
가난한 한줄기 빛이
어머니의 마지막 겨울이었다
―「어머니의 마지막 겨울」 전문
세일러 카라 속에 부푼 꿈이 숨겨져 있다
장미 넝쿨이 지저귀는 교정
국문학 교수가 되는 꿈
내 이름으로
따끈한 시집 한 권 내고 싶은 꿈
그 욕망이 조금씩 사다리를 높이고
오르는 것이 가벼워질 수 있을까
창문에 달라붙은 서리까지
흰 장미꽃으로 피워내고 싶은 상상력
다독이고 뱉어내고 끌어 올리는
긴 시간의 울타리 앞에
오늘도 서성이는 중이다
―「시집 한 권의 꿈」 전문
작가 소개
지은이 : 하엘라
경북 영천에서 태어나 2026년 『시에』로 등단하였다.
목차
제1부
비가 하루 종일 어머니를 먹는다·11
간절한 외마디·12
어머니의 마지막 겨울·14
골목길의 몽상·16
냄새까지 아프다·18
피타고라스 정리·20
미드바르 광야·22
할머니의 바다·24
깊어지는 중이다·26
그리움의 방식·28
바다가 행불이다·30
어머니의 눈부신 바다·32
시집 한 권의 꿈·34
제2부
흔들리는 시간·37
그녀의 광기는 직관이다·38
소화기는 함부로 터지지·40
모항의 속살·42
독한 체취·44
결코 바다를 이길 수 없다·46
에팔피 처녀·48
텍스트를 열어 놓고 싶습니다·50
깊은 그늘이 된다·52
도형의 역할·54
미래도시에 와 있다·56
나는 네 번째 바다에 서 있다·58
활자를 더듬던 기울기·60
제3부
나침판 없이 찾아간 행성·65
검은 울음·66
가시 얼굴·68
죽음에서 탈락된 자·70
보석을 캐는 일·72
뻘에 묻힌 달·74
창꽃들의 아우성·76
다 신선이다·78
툭! 말씀 하나·80
무너지지 않는 연습·82
내 안의 거짓말·84
길을 잃으면 안 되잖아·86
제4부
탈출을 두리번거린다·91
그랜드 캐니언·92
멀티버스의 시간·94
안절부절이다·96
하얗게 지워진 시간·98
오늘 하루 그저 간다·100
울어 주는 것이 예의·102
송전탑에 생긴 모스 부호·104
알레그로의 시간·106
내 안에 오일펜스를 치는 날·108
촛불이 아픔을 밀어내고·110
목마른 철도·112
해설│송기한·115
시인의 말·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