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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게으름의 기술
뜨인돌 | 부모님 | 2026.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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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리뷰

기차가 속도를 늦춘다. 곧 작은 역에 멈춰 설 것이다. 역이름은 알지 못한다. 기차가 내뿜는 뿌연 연기 때문에 표지판을 읽기도 어려울 테지. 하지만 무슨 역이건 간에 나는 내릴 것이다. 틀림없이 근처에 숲이 있을 테니 그 가장자리에 누워 한동안 구름을 올려다봐야지.

아, 더 이상 그 무엇도 위로가 되지 않을 때, 파란 하늘도 별이 빛나는 밤도 우리를 더 이상 기쁘게 하지 못하고 어떤 책도 도움이 되지 않을 때, 그럴 때 기억의 보물 속에서 슈베르트의 가곡이나 모차르트 작품의 한 소절, 미사곡이나 소나타의 한 부분은 얼마나 곧잘 떠오르고는 하는가. 언제 어디서 그 음악을 들었는지는 더 이상 기억나지 않지만, 이런 음악들은 우리를 환히 비추고, 흔들어 깨우고, 아픈 상처 위에 사랑의 손을 얹는다…. 아, 음악이 없다면 어찌 살아갈까!

더웠던 여름, 몇 주 동안 일로 바쁘게 보낸 뒤 지금은 소소히 쉼과 평화를 누리고 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쉰다고 해서 아무것도 안 하지는 않지만요. 저는 아무것도 안 하는 일에는 도통 재능이 없답니다. 하지만 삶의 속도를 조금 늦추고, 여름의 끝자락에 약간의 호젓함을 누리는 것이 제겐 휴식이 됩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헤르만 헤세
1877년 독일 남부 도시 칼프에서 개신교 목사이자 선교사인 아버지와 유서 깊은 신학자 가문 출신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스위스 바젤과 칼프에서 성장했다. 열다섯 살 때 재학 중이던 신학교를 그만두며 “시인이 되지 못하면 아무것도 되지 않겠다”라고 결심한 헤세는 그해 6월 삶의 좌절감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을 기도, 정신병원에 입원해 신경쇠약 치료를 받았다. 퇴원 후 인문계 중등학교인 김나지움을 다니다 다시 학업을 중단했고, 시계 공장과 서점 등에서 수습사원으로 일하며 글쓰기에 전념했다. 1899년 첫 시집 『낭만적인 노래』와 첫 산문집 『자정 너머 한 시간』을 발표하면서 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당시 『자정 너머 한 시간』 출간을 결정한 독일 디더리히스 출판사의 대표 오이겐 디더리히스는 “이 책이 상업적으로 성공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만큼 더 그 문학적 가치를 확신한다”라며 헤세에게 작가로서의 확신을 심어주었다. 이 책으로 독일 문학계에 이름을 알린 헤세는 1904년 『페터 카멘친트』로 큰 주목을 받으며 일약 유명 작가로 발돋움했고, 『수레바퀴 아래서』, 『크눌프』, 『청춘은 아름다워』 등을 발표하며 입지를 탄탄하게 다졌다.1914년 1차 세계대전이 발발했을 때 ‘독일포로구호’에서 일하며 전쟁포로들과 억류자들을 위한 잡지를 발행하는 한편, 정치적 논문과 선전문 등을 발표하며 전쟁의 비인간성을 규탄했다. 이런 활동들로 인해 그의 작품들은 독일 내에서 불온서적으로 낙인찍히기도 했다. 전쟁 기간 당시 정신적 어려움을 겪다 카를 구스타프 융에게 심리치료를 받았으며, 종전 뒤인 1919년에 ‘에밀 싱클레어’라는 필명으로 『데미안』을 발표했다. 이 작품은 젊은 독자들에게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작품성 역시 인정받아 베를린시에서 주관하는 폰타네상을 수상했다. 이후 『싯다르타』,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황야의 이리』, 『유리알 유희』 등 여러 작품으로 수많은 독자들을 매료시켰다. 그러나 군국주의와 국가주의에 비판적이고 나치를 경계한다는 이유로 그의 입지는 점점 좁아졌고, 나치 집권 이후에는 독일 내에서 작품의 제작과 판매가 어려워졌다. 종전 뒤인 1946년부터 독일에서 다시 헤세의 작품이 출간되기 시작했고, 같은 해 노벨 문학상과 괴테상을 수상했다. 1950년 브라운슈바이크시에서 주관하는 빌헬름 라베 상을, 1955년 서독출판협회에서 주관하는 평화상을 수상했다. 1962년 스위스 몬타뇰라에서 세상을 떠났다.

  목차

여름날의 기차 여행
불만족스러운 생각들
음악
발코니의 여인
사랑
제2의 고향
시골로의 귀환
니나와의 재회
테신의 성당과 예배당
희귀본
봄날의 산책
어느 여행에 대한 메모
백일홍
고향
사랑의 희생
불꽃놀이
오래된 나무를 슬퍼하며
행상
비 내리는 일요일
도시로의 나들이
어느 작가의 편지 교환
안과에서
여행하는 날
뮌헨에서의 그림 구경

한 젊은이의 편지
잠 안 오는 밤
여행에 대하여
구비오
가을이 오면
침대에서의 읽을 거리
크리스마스 즈음의 쇼윈도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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