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나무가 울창한 숲을 떠나 도시 주변에 사는 작은 새 한 쌍. 서유진 작가의 예리하고 섬세한 시선으로 본 도시에는 정말 그들이 살 만한 공간이 있는 것일까? 매일 들리는 시끄러운 공사장의 포크레인에 사라져 가는 숲과 나무, 그 자리에 세워지는 아파트와 건물들. 과연 우리의 둥지의 모습도 안전한 걸까?
출판사 리뷰
숲을 잃어버린 새들은 어디로 가야 할까?
둥지를 찾아 떠난 새들의 고단한 여정 숲이 있습니다. 새들의 노랫소리가 끊이지 않는 초록 숲이 있습니다. 숲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나무에는 이제 막 짝이 되어 가정을 이룬 새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새들의 행복은 오래 가지 못합니다. 어느 날 포클레인이 몰려와 숲을 허물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갑자기 둥지를 잃어버린 새들은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헤맵니다. 그렇게 여러 날을 자신들이 태어난 숲 근처를 맴돌던 새들은 결국 도시로 향합니다. 새로 태어날 생명을 위해 두렵지만 용기를 낸 것입니다. 그러나 도시에서 그들이 마주한 것은 천 년 묵은 나무보다 키가 크고 거대한 바위들뿐입니다. 초록의 온기 하나 없이 온통 회색빛으로 장식된 ‘아파트 숲’ 앞에서 새들은 망연자실합니다. 우듬지가 잘려나가 몸통만 남은 기괴한 나무에서는 도무지 둥지를 틀 수 없을 듯합니다. 갑자기 익숙했던 삶의 터전을 잃어버리고 황량하고 낯선 도시로 내몰린 새들은 안전한 둥지를 지을 만한 나무를 찾을 수 있을까요? 우리만의 작은 둥지를 갖고 싶다는 그들의 소박한 꿈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자연과 사람, 숲과 도시는 공존할 수 있을까?
지속가능한 개발과 거주 문제를 감각적으로 다룬 환경 그림책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자연 생태계가 파괴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도시의 외곽에 마지막 보루처럼 버티고 있던 그린벨트가 야금야금 아파트 단지로 변하고, 숲이 무너진 자리에 들어섰던 키 작은 주택들은 아파트를 짓기 위해 또다시 허물어집니다. 끊임없이 계속되는 난개발로 도시 전체가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이 되어갑니다. 숲을 든든한 배후 삼아 살아가던 많은 생명들이 점점 우리의 시야에서 사라져갑니다. 효율과 편리를 좇는 인간의 이기심이 만든 익숙한 풍경입니다. 브레이크 없이 질주하는 난개발의 폭주 기관차를 멈춰 세울 방법은 없을까요? 자연과 사람, 숲과 도시가 공존할 수 있는 길은 없는 걸까요? 분명 그림책 한 권이 다루기에는 크고 무거운 주제입니다. 그러나 작가는 과장되지 않은 서사, 과감한 구도와 미장센이 돋보이는 감각적인 그림으로 담담하게 우리의 현재를 돌아봅니다. 새들의 눈높이와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지만 그것은 거부할 수 없는 우리의 자화상입니다.
집은 우리에게 어떤 곳인가?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던지는 질문의 책집은 우리 삶의 구심점입니다. 가장 편안한 쉼터이자 지친 마음을 위로하고 응원하는 안식처입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집에 대한 생각이 바뀌고 있습니다. 마음 편히 기대어 쉴 수 있는 아늑한 ‘둥지’라는 의미보다 투자의 대상으로서 부동산이라는 인식만 팽배해 있습니다. 점점 물신화되어가는 이런 생각이 나와 가족의 웃음과 추억마저 지워가고 있는 듯합니다. 이 책의 가장 핵심적인 문제의식이 여기 있습니다. 책장을 넘기며 작가의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우리는 다음과 같은 질문과 마주하게 됩니다. 우리에게 집은 어떤 곳인가요? 여러분의 둥지는 살 만한 곳인가요? 그러나 작가의 질문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집만 있다고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듯 작가는 우리가 사는 동네, 도시, 더 나아가 자연까지 모두 다 소중한 둥지라는 것을 일깨워 줍니다. 지구가 인간의 전유물이 아니라 뭍 생명들과 함께 공생하며 보존해야 할 거대한 둥지임을 깨닫게 합니다. 이것은 어른들과 우리의 미래를 이끌어갈 아이들 모두에게 던지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함께 고민하고 더 나은 선택을 하기 위하여
무겁지만 꼭 해야 할 이야기를 담은 작가의 첫 그림책시대와 사회를 바라보는 예리한 통찰과 섬세한 시선이 돋보이는 『우리의 둥지』는 서유진 작가의 첫 그림책입니다. 작가는 이 책에서 환경과 생태라는 주제 외에도 우리 사회가 당면한 중요한 이슈들을 함께 보여 줍니다. 고시원의 작은 창문으로 새들을 내다보는 사람의 모습에서는 우리 시대 젊은이들의 고단한 삶이 느껴지고, 오갈 데 없는 작은 생명들(소외된 존재들)이 머물고 있는 허름한 골목길의 풍경에서는 사회적 약자와의 공존을 이야기합니다. 이처럼 우리가 당면한 현실은 날마다 자라나는 콘크리트 벽처럼 암담하지만, 작가는 “어디로 가야 하지?”라는 질문에 “걱정 마, 함께라면 찾을 수 있을 거야.”라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습니다. 도시 한 귀퉁이에 어렵게 마련한 둥지에서도 또다시 밀려날 수밖에 없는 새들의 모습을 통해 둥지를 찾는 여정이 험난할 것임을 암시하지만, 따스한 온기가 느껴지는 파스텔 톤의 그림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고민하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작가의 의지를 확인시켜 줍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서유진
이야기를 짓고 그림을 그립니다. 그림책 상상 그림책 학교에서 배우고 첫 책 『우리의 둥지』를 쓰고 그렸습니다.